- 林森의 招待詩 -
가을 갈잎 지는데
시절 총총 내닫는 어름가 뎅그마니 혼자 선 오솔목 갈나무 제대로 다잡아 가을 타누나
여나믄 잎새조차 못내 성가셔 한 뼘 햇살에 눈을 맞추며 젖은 몸 말리면 더 가벼워져 살랑바람에도 쉬이 잎 질 터인즉,
낙엽되어져 샛길 누우면 뭇발에 또 얼른 밟히어져서는 새봄으로 길 쉬이 낼 것 아느니-
하늘에 종주먹 들이댄 폼새 한 치 앞도 가늠못해 발등찧는 이 몸 우둔함 쏙 빼닮았네
살며 사랑할 일 지천 쌓였건만 밤을 낮 삼고 낮은 낮다웁게 숨쉬지 못하는 회한 엉절거려 여민 옷깃 틈새 온통 시름겨운데,
갈나무 넉장거리 어림수에 홀려 가던 걸음 잃고 멈춰섰어도 가을자락 미련 낙엽으로 지거늘-
- 시(詩)의 창(窓) -
목하 짧디 짧은 가을이 쉬 저물고 그 뒤를 이어 겨울이 소리 없이 찾아들 태세다. 절기상으로도 그렇고 날짜상으로는 이제 10월 초순이니 아직은 초가을이라 불러도 무방할 거다. 그런데도 조석으로는 하마 긴 소매로도 스산한 소슬바람을 다 막지 못할 지경이다. 다가올 겨울을 예상하면서 또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들이 발발하려나 하고 근심이 미리 생기는 건 무슨 이유일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가능하면 인재라고 부를만한 사건은 미리미리 대비하고 착실하게 준비하는 태세 앞에서는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진리를 반드시 되새겨야 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의미로 아무런 행동도 없이 그저 맥놓고 기다리라고만 하는 것도 아니고, 문화를 거부한 채 미개한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이 능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예컨대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고 새로운 창조의 역사가 진행되면서 실생활에 미치게 된 엄청난 변화와 상승 요인을 거부하자는 것도 아니다. 자칫 본질을 망각하고 보여지는 현상이나 작용에만 집착하다 보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여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걸 경우외 변수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의지와 각오로 새롭게 거듭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미래에 도래할 어떤 삶의 현상도 실질적인 상승요인으로 접목시킬 힘도 따라올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쉼 없이 배우고 노력하며 뒤돌아보면서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내일의 후손들에게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줄 현대인들의 책무요 도리일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적응해야 할 생활 철학도 늘 변화하지만 항상 변치 않는 진리가 존재한다는 걸 언제나 기억해두자.
더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헌신과 노력이 하나로 합쳐지면 자연스레 결과는 보람이라는 제목으로 다가올 수 있다. 평소 좋아하던 만화가에게 사인이 담긴 그림을 선물로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말했다. “이렇게 멋진 그림을 1분 만에 그리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그러자 만화가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될 때까지 30년이 걸렸단다.” 길바닥의 야생화도 한 송이의 꽃을 위해 비바람을 견디며 필사적으로 뿌리와 줄기를 내뻗는다. 하물며 사람이 꽃피운 노력의 결과는 단순히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대한 일에는 반드시 자신을 바치는 헌신과 피나는 노력이 서려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계획한 삶을 기꺼이 버릴 수 있을 때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과 만족할 삶의 느낌을 주는 실체적 반응은 저절로 순식간에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화합하고 어우러져 빚어내는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는 것이 바로 우리가 누리는 삶의 문화요 문명이며 역사의 한 축이 되어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노력이나 도전을 하찮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작고 소소한 노력의 결집이 바로 창대한 결과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무조건 앞뒤 없이 자신을 내던지고 인간관계를 형성해나가자는 말이 아니다. 모든 관계에는 도리가 있고 순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웃을 교제함에 있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 상호 간에 예의를 잊어버리는 일도 없고, 남의 중상을 받는 일도 없을 것이다. 세상에 나가서는 말을 조심하고 남의 결점을 비평하기 전에 자기 결점을 반성해야 한다. 겸손은 보배요 무언은 평화다. 말하지 않고 후회할 때가 한 번이라면, 말하고 후회할 때는 다섯 번, 여섯 번이다.
아무에게도 모질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뜬구름 같은 세상의 덧없는 운명은 오늘은 당신에게 좋을지 모르나 내일은 나빠질 수도 있는 일이고, 현세의 재물은 모두 얼마 후에는 갚아야 할 부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세상에 무엇을 얻겠다고 남에게 모질게 구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고 당신이 누구를 먼저 모질게 하지 않는다면 당신도 운명의 모진 대접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반드시 명심할 일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이 있다. 되갚음의 의미다. 가끔 입바른 말 속에 “아차!” 싶을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누구이든 자신의 안에서 이루어질 때가 많다는 걸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늘 쉽게 누군가를 험담하려 하다가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행동도 때론 상처요, 말도 또한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이니 다른 사람을 해한 말과 행동이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옴을 알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생각 없이 하던 말과 행동들에 신중을 기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좋은 것으로 대접하면 꼭 같은 것으로가 아니라 하더라도 더 좋은 다른 무엇으로 자신에게 되돌려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좋은 인간관계란 우리 삶의 가장 든든한 보험 적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짐 스토벌’의 ‘오늘이 그날이다’ 중에 ‘베스트(B.E.S.T)가 되라’는 제언이 나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베스트를 꼽아 이행하라는 말이다. 자신의 하는 일에서 ‘최고’, 즉 베스트(Best)가 된 사람은 주위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으며 살게 된다. 자신의 일에서 베스트가 되기를 원한다면, 먼저 베스트가 구성하는 각 요소들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베스트의 첫 번째, B는 ‘균형(Balance)’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직업적인 부분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인생을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잡힌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면 결코 그의 인생은 성공적이라 할 수 없다. 베스트의 두 번째, E는 ‘열정(Enthusiasm)’이다. 열정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엉덩이를 맞으며 처음으로 세상 공기를 들이마신 순간부터 우리 눈 앞에서 관 뚜껑이 덮이는 순간까지, 인생의 매 순간 필요한 요소이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인생 목표나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조금도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에게는 분명 변화가 필요한 것이며, 당장 당신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베스트의 세 번째로 S는 ‘집중력(Single-mindedness)’을 뜻한다. 이것은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일을 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놀 때는 노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즉, 어떤 일을 하든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선택한 그 일 하나에만 오직 온 관심과 애정을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T는 ‘끈기(Tenacity)’이다. 어떤 일이든 끈기를 가지고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에 이른다. 끈기의 힘을 잘 알고 있었던 ‘윈스턴 처칠’은 역사에 길이 남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베스트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베스트가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다. 바야흐로 온 세상에 가을의 기운이 지천이다. 이 가을 한 철을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푸근한 계절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다. 기왕지사 가버린 이전 시간들의 흔적은 다 갈무리하고 가을의 입김 앞에 서있는 우리들은 이제부터 새로운 각오로 나서야 한다. 우리를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인연들에게 손 내미는 우리들 자신의 이 아름다운 숨결이 영원한 사랑으로 세상을 향기롭게 할 것이라는 믿음의 다짐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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