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인터뷰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

재영한인 원로 주낙군 교장선생과의 인터뷰
운영자 | 입력 : 2007/12/20 [16:36]
재영한인 원로 주낙군 교장선생과의 인터뷰

 
평소 목소리 크던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갔는지 뉴몰동의 거리는 쓸쓸하다. 재영 한인 역사에서 가장 큰 시련을 맞아 그 폭풍의 전야처럼 적막감이 돌 뿐이다. 회장 선거를 두고 불거진 이 부정선거와 관련한 이번 사건이 단순히 선거차원이 아닌, 고질적 한인사회의 병패가 어우러져 파생된 문제라고 기자는 바라보고 있다. 한인사회의 원로 가운데 한 분인 주낙군 선생을 통해 재영 한인들의 미래를 들어본다. 

 
주낙군 교장선생: 1933년 생

재영 한인사회의 원로로 한국 학교 교장과 한인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은퇴하여 한가로운 삶을 즐기는 중에도 한인사회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 때가 있다.

외아들인 주형기 피아니스트가 주 교장선생의 자랑이자 한인사회의 자랑이다.

 

박필립: 현재 부정선거 시비로 한인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원인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주낙군: 최근 몇 년들어 회장 선거후 갈등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 입니다. 이 갈등의 첫 째 원인은 한인회장에 출마하였던 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그 주변부 인물들이 갈등을 조장한 것으로 이들의 태도는 봉사자의 태도가 아닙니다. 무급직이며 명예직인 한인회장의 자리는 봉사자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 개인욕심이나 과시욕의 대상이 아니잖습니까. 봉사하기 위해 출마한 자들이 적지않은 공탁금과 부정행위까지 저지르는 현 상황은 금시초문이예요.

 
예전에는 추대형식으로 서로가 양보하며 맞아왔던 한인회장 자리가 지난 몇 해전 부터 선거라는 방식으로 치뤄지고 있습니다만 물론 재영 한인들의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민주방식인 선거를 통해 한인회장을 뽑는 것은 필연의 과정이겠지요.
 
선거가 공정하게 치뤄지기 위해서는 공정한 정관에 의해 진행돼야 함에도 한인회장의 입맛에 따라 정관개정이 되어왔던 것도 이번 부정사건의 한 원인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벌칙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확실한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이번 부정행위에 가담한 자들에게 일벌백계의 단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필립: 출마자들의 봉사자의 자세부족과 반칙에 따른 벌칙이 없다는 것이 교장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인데 현재 이 반칙에 대해 조사위원회가 구성돼서 활동중입니다.

주낙군: 안그래도 누가 물어옵디다. ‘현재 부정선거 조사위를 누가 인정했는가’ 하고 말입니다. 한인회장이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이 강한 의혹으로 재기된 상황에서 한인회장이 인정하지 않았으니 조사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 입니까?
이들 조사위가 비록 한인회 정관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대다수 한인들이 이들의 활동에 대해 큰 힘이 되어줄 것 입니다. 누군가 뜻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나온 것으로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필립: 이번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 애꿎은 주재상사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이들 주재상사들은 한인회와 무관한 선의의 피해자라 생각되는데요. 

 주낙군: 무슨 소리, 물론 주재상사들이 재영 한인사회에 큰 도움을 주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은 한인들의 2-3세대를 위해서라도 단단한 선례로 남겨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선의의 피해자? 당연 감수해야 합니다. 출마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재상사고 대사관이고 한인회고 선관위고 이번 사건의 배후는 다 밝혀져야 합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침묵해서는 안됩니다.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기위해 후보자간, 혹은 주재상사나 한인회 등이 결탁하여 적당히 덮으려 한다면, 만약 그러한 시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묵과할 사안이 아닙니다.

해외 동포사회를 망친 상황에 대해 한국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청와대 등 정치권에도 알릴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일은 당연히 근절시켜야 하는 것 입니다.

현재 조사위가 가동되고 2주가 지났어도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그들의 용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그 분들이야 여러명이 다칠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을 파헤치는데 외로울 것입니다. 조사위에 관련기관들이나 주재상사 등은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이 시점에서, 이 상황에서 누구 인준을 받아야 협조할 것 입니까? 부정관련 당사자들이 인준하면 협조할 것 입니까?

조사위는 그 결과가 한치의 치우침도 없다면 재영 한인들이 그 버팀목이 될 것 입니다. 조사위에 비협조로 나온 기관이나 단체, 혹은 개인들은 재영 한인 사회를 무시한 것으로 해석될  것 입니다. 

박필립: 이러한 사건들이 되풀이 되는 근본 원인과 해결방안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요.

 주낙군: 저라고 무슨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좁은 한인사회에 6개나 되는 신문사가 있으면서도 이런 사건을 미연에 여론화 시켜 방지 시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어요. 동포 언론 종사자들은 한국의 언론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광고로 운영되는 무가지 이기 때문에 동포들이 같이 함게 살아가는 길잡이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도의 길을 가지 못하고 신문이 아닌 ‘광고 전단지’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겁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가운데 ‘한인헤럴드’가 바른 길을 가고 있구나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제대로 된 언론사가 탄생했으니 많이들 관심을 주어주면 좋지요. 제일 열악한 신문사가 가장 옳은 길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들이 가는 바른 길을 재영 한인들이 지켜줘야지요.

 박필립: 인터뷰를 마무리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쩌렁쩌렁한 호령이 한인사회에 울려퍼졌으면 합니다.

 주낙군: 이런 내용의 인터뷰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됩니다. 잘났든 못났든 이런 사실들을 낱낱이 기록하여 후세에게 남겨야 할 것 입니다. 그것이 역사앞에 부그럽지 않은 선배가 되는 것이며 지금처럼 예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될 것입니다. 

 인터뷰 후기

 자신을 죽이려는 아들을 피해 가시덤불속에 숨여 비 속에 밤을 세던 70노구의 사람이 있었다. 그 포악한 아들이 죽자 그 노인네는 아들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했다.
바로 성경에 나오는 다윗왕의 역사이다.

아비를 딛고 서는 아들은 있어도 아들을 딛고 서는 아비는 역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길이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희생양 삼아 아비의 욕심을 채우려는 일들이 이 좁은 한인촌에서 비일비재하다. 그것도 불경이 아닌 성경 깨나 읽어왔을 어른들이 말이다.
신성해야할 교회에까지 세속을 끌여들여 아들 팔은 애비들이 정당하다는 서명을 해당 교회 장로들이 부추기고 있다니 이보다 부끄럽고 암담한 현실도 없을 것이다.

살인한 자도 물론이거니와 살인을 방관했거나 살인을 덮으려 하는 자들 또한 그 죄를 피할 수 없다. 재영 한인사회는 백주에 처치 장로들에 의해 처치 당한 것이다.

다행히도 주낙군 교장선생을 비롯한 원로들과 소리없던 대다수 사람들이 이번 일들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산채로 매장당한 재영 한인사회를 다시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한바탕 난리궂이 필요할듯 하다. 시끄러워야 할 때 시끄러운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박필립 –londontimes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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