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가 부정비리 전력자를 예외 없이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함에 따라 박지원 전 장관과 김홍업 의원 등 적어도 11명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여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률적인 공천 배제는 민주당 정체성에도 벗어나
 
“당을 위해 희생된 경우 개별심사를 해야 한다.”는 최고위원회의의 재고 요구에도 공천을 배제한 것은 국민과 함께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라는, 당사자들의 불만과 함께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도 예상된다.
 
특히 박지원 전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의 공천 배제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에서는 민주당 지지 철회도 불사하겠다.라고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의 공천 배제는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놓치는 소탐대실의 결과만 있을 뿐이라는 것.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 ‘위장’이 키워드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고소영’내각이 출범한 마당에 비리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북송금특검의 피해자와 지역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현역 의원을 배제한다는 것은 호남에 기반을 두는 민주당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중평이다.
 
“박지원·김홍업은 개인 비리가 아니라고 억울한 사정을 공심위에 설명했고 당과 협의해 공천을 신청했다.”라고 말했던 박지원 전 장관은, 배제 발표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나서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김 전 대통령 둘째아들 김홍업 의원은 공심위의 결정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박지원, 김홍업 지지자들 분노..."dj는 침묵"
 
박지원·김홍업의 공천배제는 두 사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퇴임 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해온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김 전 대통령 지지사이트(dj road) 송명석 운영위원장은 “법은 매우 소중하지만 정치적 표적 수사가 엄존하는 현실에서 단순히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라며 “박지원, 김홍업, 김민석, 신건 등의 공천 배제를 용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에서 배제된 당사자들과 많은 지지자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시기 “국민이 원하는 양당제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민주세력의 통합을 피력했던 외에는 정치관련 발언을 자제해 오고 있는 것. 
 
한편,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6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지금 심정이 궁금하다.”라는 질문에 “대통령님(dj)도 배신감을 느끼실 것이고 화도 많이 나셨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발표를 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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