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 하나가 소 네 마리 당기는 힘보다 더 강하다"

14일은 화이트데이… 연인의 발렌타인데이에 和答
소정현기자 | 입력 : 2006/03/14 [10:26]
▲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인데이는 연정의 표출 주체에만 일시적 차이가 있을 뿐 남녀의 애사스럽지 않은 일 아니겠는가. © 브레이크뉴스
매년 3월 14일은 춘기(春氣)에 들뜬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화이트데이(white day)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보다 한달 앞서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의 출사표를 던지는 발렌타인데이(valentine day)가 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인데이는 연정의 표출 주체에만 일시적 차이가 있을 뿐 남녀의 애사스럽지 않은 일 아니겠는가.

자! 그러면, 역사적 연원을 고대 로마부터 두고 있는 발렌타인데이의 태동을 살펴봄이 이해도를 가중시키는데 적절할 것 같다.

2월 14일은 사랑하는 여성이 1년 중에 가장 해피한 날! 이 날의 가장 큰 매력은 여자가 먼저 사랑을 고백해도 전혀 흉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로 초콜릿이 이용되는데 그것은 초콜릿의 달콤함 때문이다.

이중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는 유래를 간략하게 알아본다. 우선 첫 번째로 2월 14일의 발렌타인데이 유례는 3세기경(269년)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클라우디스 황제는(claudius ii) 군 전력유지를 위해 법으로 젊은이들의 결혼을 금하였다.

결혼은 황제의 허락 하에만 가능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발렌타인 사제는 사랑하는 남녀를 위해서 비밀 결혼식을 마련해줬다. 그러나 이후 이 사실은 황제에게 들통이 났고 발렌타인은 투옥되었다. 결국 2월 14일 처형되었다. 이 날을 기억하기 위해 연인들이 카드를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제1설이다.

현대식 발렌타이데이의 시초는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할 것이다. 또 하나 관심을 끌며 전승되고 있는 것은, 1477년 2월 14일 영국의 마거릿 부르스라는 시골 처녀가 짝사랑하는 존 패스턴이란 젊은이에게 구애의 편지를 보낸 것이 약발이 먹혀 결혼에 골인한 이래 이날이 젊은이의 축제로 자리잡게 됐다.

런던의 국립우편박물관에는 부르스양의 구애 편지와 함께 짝사랑 처녀들의 편지가 넉넉하게 전시되어 있다.

자! 제3설을 살펴보심이 어떠할지. 감옥에서 발렌타인이 젊은 여자(교도관의 딸로 알려진)와 사랑에 빠졌다. 그가 죽임을 당하기 전에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오늘날 연서 사인인 "from your valentine"으로 명기했다 한다. 중세기에 영국과 프랑스에는 발렌타인(valetine)은 많은 성직자들이 자신들의 이름으로 애용했다.

혹자는 로마시대 이교도 축제인 루퍼칼리아(lupercalia)를 기독교화 하기 위해 발렌타인 축제를 행사화 하였다고 전한다. 당시 루퍼칼리아 축제에서는 도시의 젊은 여자들이 자기 이름을 큰 항아리에 적어 넣고 남자들이 항아리에서 이름표를 고르는 짝짓기 행사가 있었다. 물론 결혼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

교황은 이 축제가 매우 비기독교적이며 위법적이라고 생각하여 서기 498년에 2월 14일을 성 발렌타이(st. valentines day)로 선포하여 남녀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삼았다 한다.

이외에도 믿거나 말거나! 영국과 프랑스에서 2월 14일을 이른바 새들의 짝짓기가 시작되는 날이라 하며 그래서 이 날을 그 날로 정한 것이라나.

영국에서 발렌타인데이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때는 17세기부터이다. 18세기 중엽까지 친구간, 연인간에 모든 계층에서 연정을 표시하는 작은 선물이나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18세기 말부터는 인쇄술의 발전으로 인쇄 카드가 손수 쓴 레터를 대신한다.

일본에서는 일찍 서구 문명을 받아 들였고 발렌타인데이 축제도 우리보다 일찍 시작하였다. 또한 ‘기브 앤드 테이크’ 받으면 주어야 한다는 기본 논리 하에 발렌타인데이 1개월후 지고한 사랑에 화답하는 극적 이벤트를 창출시킨다.

▲ 초콜릿의 달콤함에 사랑은 현혹된다. 
현대 들어 발렌타인 데이에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관행이 첫 생긴 것은 1958년 일본이다. 당시 일본 사회는 여자가 남자에게 당당 또는 당돌한 사랑 표출에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유명 모리나가 제과에서 이날 하루라도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고백하게 하자 는 캠페인을 내놓았다. 드디어 1970년대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관행이 대단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무렵 초콜릿 장사로 큰 재미를 본 모리나가 제과에서 비인기 품목에 속하던 마시맬로우(marshmallow : 초코파이 속에 들어 있는 크림을 단단하게 굳힌 것) 재고 처리의 일환으로 "2월 14일에 초콜릿으로 받은 사랑을 3월 14일에 마시맬로우로 보답하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

이에 최초 이름은 마시맬로우 데이였는데 화이트 데이로 이름이 바뀌어서 지금에 이르렀다. 화이트라는 말은 마시맬로우가 흰색이라서 붙은 말이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연인들의 축제가 되어버린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이데이! 그러나 각 나라별도로도 이와 유사한 축제가 있었으니, 사랑의 홍역과 열병을 어느 누가 대역으로 다스릴 수 있단 말인가.

히말라야 고산족들은 같은 수의 총각, 처녀들이 편을 갈라 동서쪽 나무에 숨는다. 남자 편  한 총각이 연가를 부르면 그 노래에 화답한 답한 처녀가 얼른 짝지어진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공을 호감 있는 처녀에게 던진다 한다. 받고 안 받고는 본인의 자유이나, 그 공을 받아 들면 짝이 성사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발렌타이 데이와 비슷한 사랑고백 의식이 있었다. 탑돌이라는 의식은 보름달 밤에 처녀들이 밤새워 탑을 도는데 세 번만 눈이 맞으면 결실을 맺을 것이었다.
 
삼국유사에서는 금현이란 사나이가 이 탑돌이에서 사랑을 맺는다. 조선 세조 때는 현재 파고다 공원인 원각사의 탑돌이가 너무 문란하다 하여 조정의 심기를 들끓게 했다.

이외에도 견우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날! 숫총각이 처녀가 있는 집의 담을 넘어가는 악풍속이 있어 머슴이 몽둥이를 들고 월담을 지켰다는 기록도 있다.

남녀간 사랑에 특별한 형식이나 예법이나 공식이 어찌 있을 것인가. 세계의 수많은 남녀들은 하트형의 카드나 초콜릿, 케이크 등의 선물로 사랑을 은근슬쩍 고백한다. 발렌타인데이 카드는 크리스마스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보내지며 약 85%는 여자가 보낸다고 한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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