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조의 성명 발표

시정뉴스 | 입력 : 2011/12/21 [02:40]
미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심야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대해 공식 조의를 표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대해라는 제목의 조의 성명발표에서 "김 위원장의 서거로 북한이 현재 국가적 추도기간에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며(deeply concerned), 이 어려운 시기 주민들에게 우리의 염려와 기도(thoughts and prayers)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약속을 지키고, 이웃나라와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존중함으로써 나라를 평화의 길로 이끌어나가는 선택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김 위원장의 공식 직함을 표기하고 북한의 호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명기했다.
 
미국인 이번 성명을 내기까지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외교적 격식은 차렸지만 분명하게 조의(condolence) 표명은 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얼마나 고심을 했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의 사망 당시와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는 내용의 공식 조의성명을 발표했다.

또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과 핵협상을 벌이던 로버트 갈루치 협상대표를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의 분향소에 보내 조문을 하게 했다.
 
성명의 발표주체가 대통령과 국무장관으로 구분된다는 점과 내용면에서 심심한 애도와 위로(염려와 기도)로 차이가 있다. 94년 당시보다 조의표명의 수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는 성명 발표와 관련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의 성명 직후 나온 한국 정부의 정부 담화문은 내용이 거의 같은 맥락임을 알 수 있다.

한국 정부의 담화문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돼있다. 한미 양국이 공통적으로 위로를 핵심 키워드로 했음을 알 수 있다.

한미 양국 모두 김정일의 존재에 대한 이중적 고민을 했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대형 테러사건에 연루돼있는 김정일이라는 존재에 대해 양국 내부의 보수세력들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현실과 엄연히 유엔회원국가인 최고지도자의 사망이라는 점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또 1994년 당시의 학습효과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당시 미국은 조의성명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김영삼 정부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아 김영삼 정부는 엇나가며 북핵문제 등에서 고립됐다.
 
현지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더없이 공고한 한미 관계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면 된다"면서 "특히 성명 내용을 보면 북한의 미래는 물론 향후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에 대한 지향점이 제시돼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성명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약속을 지키고, 이웃나라와 관계를 개선"하라고 돼있고 한국의 담화문은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일맥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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