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란 무엇인가?

김용 선생과 함께 하는 <선물 따라잡기>
런던타임즈 LONDONTIMES | 입력 : 2008/05/15 [11:17]
선물 (futures) 이란 미래의 일정시점에서 양수도할(주고 받을) 대상물을 사전(현재)에 정한 가격으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매우 쉬운 말이지만 선물거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금방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일 수도 있다.

선물거래는 초기에는 콩이나 밀, 옥수수 같은 곡물에서 시작해 금, 은, 석유, 철강이나 기타 광물 같은 산업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장래의 수요공급과 가격변동의 위험을 헤지(hedge) 하기 위하여 시작되었고, 점차 그 거래 대상이 확대되면서 20세기 후반에 들면서는 외환과 금리 등을 거래하는 통화 선물, 금융선물 등으로 매우 다양해 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장 참여자들이 일반인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에 일반 대중과는 관계가 멀게 느껴져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10 여 년 전 한국에도 주가지수 선물, 옵션시장이 개장되자 순식간에 그 거래량이 세계적인 규모로 뛰어오르면서 선물이라면 주가지수 선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되어버렸다.

선물거래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선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아래의 예를 살펴보자.

내가 평소에 갖고 싶은 종류의 개가 있다고 하자.
그 개가 강아지를 배고 있는데 2개월 후에 강아지가 태어날 예정이다.
그 어미가 마음에 들어 나는 개 주인과 약정을 하고 미리 계약금을 주고 강아지를 산다. 어미를 제대로 닮을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강아지를 미리 사는 것이다. 

그 때에 가서 강아지의 상태에 따라 지금보다 값이 더 나갈 수도 있고 덜 나갈 수도 있다. 또한 그 전이라도 나보다 강아지를 더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웃돈을 받고 팔 수도 있고 만일 급히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면 산 값보다 더 싸게 팔 수도 있다.

이렇게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강아지가 하나의 상품으로 매매대상이 되는데 이것이 일종의 선도거래 (forward contract) 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배추가 금값이 되어 김치가 금치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배추 값이 폭락해 뽑지도 않고 밭을 갈아버리는 일이 격년으로 번갈아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배추의 수요자가 개인보다는 김치 공장이나 대형 마트 등으로 바뀌면서 선도거래가 보편화되고 해마다 냉탕온탕의 극단적인 온도차가 줄어들고 있다.

미리 약정된 가격으로 밭떼기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출하시점의 가격변동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가격이 폭락하건 급등하건 그것은 이미 농민의 몫이 아니다. 반대로 수요자는 가격문제를 떠나 공급물량 확보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이 선도거래는 시장의 가격안정과 수요, 공급의 안정이라는 점에 기여하므로 일반적으로 시장의 불안은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선도거래는 상품이 표준화 되어있지 못하고 만기에 거래이행과 청산이 완벽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선도거래의 수량, 규격, 품질 등을 일정하게 규격화, 단위(unit)화하고 거래소 내에서 표준화된 계약서에 의해 매매하고 또한 만기에 완벽하게 청산되도록 한 것이 선물거래(futures contract) 다.

선물은 파생상품의 하나다.

파생상품의 가격은 어떠한 기초자산(현물)의 가격변동에 따라 결정되는데 앞에서 얘기한 콩이나, 밀, 철강의 가격이 콩 선물, 밀 선물, 철강 선물 등의 기초자산(underlying asset) 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다루어 보고자 하는 주가지수 선물은 한국 주식시장의 우량기업 200 개 회사의 지수로 만들어진 kospi 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선물은 앞의 농민과 상인의 예에서 본 것처럼 위험회피를 위한 헤지의 수단으로 발생, 발전되었으며 주가지수 선물은 주식 포트폴리오의 체계적 위험관리를 위한 효율적 리스크 관리수단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헤지 보다는 99% 투기적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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