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막장드라마 '사퇴는 없다'

제1막-고지가 바로 저긴데
김지호 | 입력 : 2012/05/14 [16:25]
▲     YTN 화면 캡쳐

 
통합진보당이 중앙위원회의 결정으로 혁신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당을 비대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12일부터 진행된 중앙위원회의 의장을 맡았던 심상정 공동대표와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들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3일 8시부터 진행하여 이날 10시에 종료된 전자투표 결과를 발표한 후 사퇴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12일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개최 직전 사퇴했다. 심대표는 전자투표 재적 912명 중 545명이 참가하여 찬성 541명, 반대 4명으로 혁신결의안이 통과되었다고 발표했다. 결의안의 내용은 공동대표단의 총사퇴, 경선 비례 당선자와 후보자 총사퇴 및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다.

이로써 비례대표 경선 부정시비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한민국 정당사 초유의 막장 드라마 1막이 내렸다. 하지만 이정희 전 대표와 장원갑 사무총장을 통해 비당권파 대표들과 대리전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 이석기, 김재연, 이상규 등 당권파 실세들이 이러한 중앙위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한, 곧 이어 제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가 중앙위원회의 온라인 개최와 전자투표의 적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내분사태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정시비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온라인 중앙위의 결정을 뒤엎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의 중앙위 회의가 당권파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단상에 난입해 지도부를 폭행하고 회의를 방해함으로써 오프라인 회의 속개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사태를 통해 당권파의 지상과제는 국회입성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즉, 국회 내 교두보 확보인 것이다. 이는 그 어떤 다른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따라서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절대목표인 셈이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믿고있는 5%대의 충성스러운 지지율에 근거한 자신감이 그 밑천이다. 따라서 그들은 '국민'보다 우선해서 ‘당원! 동지!’를 부르짖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사회과학적인 분석에 기초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세계의 어떤 사회이던지 5% 정도의 불만 계층은 늘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중성을 확보한 진보를 숙주 삼아 세력을 10%까지 확장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고지의 9부 능선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 따라서 수단이었던 숙주는 2단 로켓을 분리해내듯 버려도 고지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진보정치는 더 이상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며, 진보정치가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권파에 비해 상대적인 합리성을 보인 피해자로 비쳐진다 해서 비당권파들이 칭찬을 받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녀와 다른 공동대표들 누구도 극좌세력과의 결별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통진당 내부의 분란은 주도권 다툼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아직도 서로가 필요해서 인지,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국가보조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인지, 그도 저도 아니면 또 다른 무슨 깊은 뜻이 있는지 그 속내를 지금으로선 알기가 어려우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