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을 향한 재일동포의 100년 족적 출간

재일동포모국공적조사위원회 | 입력 : 2008/06/25 [16:09]

진정 현해탄 너머 일본에 한국 국민들이 살고 있음을 깨닫고 있는가? 재일동포라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내국인들은 그들의 존재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몸은 비록 고향을 떠나 있지만 모국 대한민국을 향해 변함 없는 사랑을 실천해 온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재일동포모국공적조사위원회(위원장 김진홍, 초대오사카한국총영사)는 25일 ‘모국을 향한 재일동포의 100년 족적’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동 위원회는 45년간 재일동포 연구를 해온 이구홍 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주도로 국내에 있는 재일동포 유관 단체의 민간 전문가들이 결성한 조직이다.

작년 7월부터 1년여 간 자료수집과 산 증인들의 확인을 거쳐 만든 기록집이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시작된 재일동포의 일본 이주 역사는 어느덧 100년이 됐다.

현재 일본에는 100만 명의 한민족 동포들이 살고 있다. 이들 재일동포들은 모국에서 일본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반쪽발이’라고도 또는 돈이 많다고 ‘돈포’로도 불리며 숱한 설움을 겪었음에도 누구보다 대한민국과 고향을 사랑했고 몸소 그 사랑을 실천해 왔다.

이 책은 재일동포사회가 형성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들이 보여준 애국 애족의 실천 사례들을 당시 기록과 관련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모국에 대한 기부 당시 재일동포의 심정과 동기를 들여다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재일동포모국공적조사위원회의 김진홍 위원장은 “재일동포들은 모국이 어떤 길흉사에 처하더라도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고 한 치의 주저도 없이 성원을 실천해 왔다”며 “이 책은 그 생생한 증거로서, 국내에서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모두 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6.25와 올림픽, 그리고 imf ▲제2부-한강의 기적 ▲제3부- 고향 사랑 ▲제4부- 자랑스런 재일한국인과 한국 정부가 훈포장과 표창을 준 2,960명의 재일동포 명단을 실은 ▲제5부- 대한민국이 인정한 2960명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주제인 제1부 ‘6.25와 올림픽, 그리고 imf’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60년간 국가의 존망이 걸렸던 이들 3가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재일동포들이 모국을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 지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6.25동란 때는 일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던 유학생 642명이 참전을 감행했는 데, 이는 세계 최초로 해외국민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기록이다.

이는 흔히 ‘애국심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1967년 4월 제3차 중동전쟁 때 재미유태인의 참전에 17년이나 앞선 것이다. 88서울올림픽 때 모국에 기탁한 541억 원의 성금은 올림픽체조경기장과 수영경기장, 대한체육회 본관 건물인 올림픽회관 등 스포츠 문화시설을 짓는 데 쓰였다. 재일동포의 올림픽 성금액은 단일 사건 최대 성금 기록이었음에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990년대 말 imf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재일동포들은 15억 달러를 송금했는 데, 같은 시기 국내에서 350만 명이 참가한 [금 모으기 운동]의 20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묵직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제2부‘한강의 기적’은 재일동포의 모국 투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82달러로 출발한 1960년대 초 힘이 없는 조국 한국의 경제부흥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 지원과 기술, 노하우를 전수해준 재일동포들의 노력을 말하고 있다.

최초의 산업공단으로 수출고의 15%를 담당했던 구로공단의 탄생비화에서부터, 1982년 포켓모니 뱅크로 초미니은행에 불과했던 [신한은행]을 한국 2위 금융사로 도약시킨 동포들의 열정, 수십년 간 이어가고 있는 모국 상품 구매 운동에 이르기까지 재일동포들의 모국 투자 흐름을 시대순으로 그리고 있다.

제3부‘고향사랑’은 [재일민단]을 주축으로 한 재일동포들의 기부 활동의 역사를 연대별로 풀이하면서, 한국최대의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와 나무심기운동에의 헌신, 브랜드로 성공한 제주감귤의 50년 정착사, 1970년대 새마을운동 기여 사례 등 재일동포들의 고향을 향한 애틋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제4부‘자랑스런 재일한국인’편에서는 도쿄대사관과 오사카총영사관 등 ‘일본 속의 한국 땅’인 주일대한민국공관 9개소를 기증한 재일동포들의 스토리를 사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도쿄의 중심지에 위치한 도쿄대사관은 부지 가격만 현 시세로 1조 2천억 원에 달하며, 오사카총영사관도 오사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데, 이 모든 것이 재일동포의 모국 공적의 산 증거임을 역설하고 있다.

4부에서는 또 야구와 유도, 수영 등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화보로 입체감 있게 그리고 있다. 마지막 주제인 제5부‘대한민국이 인정한 2960명’에서는 한국 정부가 훈 포장과 표창장을 수여한 재일동포 2960명의 명단을 수록했다.

이구홍 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일본과 모국에서 온갖 차별과 괄시를 당하면서도 ‘조국은 대한민국’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온 재일동포들은 당당히 대한민국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며 “이 책을 계기로 국내외 국민들이 재일동포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보다 따뜻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재일동포모국조사위원회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모국을 향한 재일동포의 100년 족적’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기념회는 이 책자를 만드는 데 기여한 재외동포재단과 재일민단, 통일일보,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가 공동 후원한다. 출판기념회에는 김진홍 위원장과 이구홍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정진 재일민단 단장, 강창만 통일일보 사장, 문희상 한일의원연맹 회장,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오갑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나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한일 양국의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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