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싫증이 난 사람은 인생에도 싫증이 난 것이다. 왜냐하면 런던에는 인생의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이다.(a man who is tired of
세계 문화와 각양 각생의 인류가 공존하는 인구 800만의 도시,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런던을 2,3일의 짧은 일정으로 그 맛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08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시 10걸 가운데에서도 톱을 차지한 런던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방문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겠으나 필자는 버스 여행을 강추한다. 여행객을 위한 무개차 2층 버스도 그 한 방법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곳에서 아무 때나 내려 맘껏 구경하고 다른 관광버스에 올라타면 그만이다. 그것보다 일일티켓( one day travel ticket)을 구입하며 하루 종일 아무 버스나 타고 런던 구석 구석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워털루역에서 타워브리지까지의 노선 버스를 운전하는 오성호씨(35)와 짧은 여행을 동행해 본다.
10여년 전 알라스카를 방문했을 때 우편배달부를 하는 한국 청년을 만난 적이 있었다. 편지를 건네주며 대뜸 물어보는 말이 "한국분이세요?" 였다. 1미터가 넘게 쌓인 눈 속에 갖혀 마당으로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온 무스를 보며 시간을 죽이고 있던 필자는 이 먼 이국땅에서 고국의 젊은이와 조우한 것이 기쁨보다는 놀라움이었다. 영국에 4만이 넘게 사는 한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런던에서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오성호씨를 만나는 순간, 알라스카에서 언뜻 스쳤던 그 젊은이의 눈빛이 되살아났다. 성실함이 그대로 전해오는 이들 젊은이들의 눈빛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세태에 찌든 기성세대는 순간이라도 그 청순함에 감염되는 기쁨을 가져본다.
캔 리빙스턴 전 런던시장은 버스와 지하철로 출근을 했단다. 유명배우들도 자주 목격되곤 하는 것이 런던 버스의 풍경이라고 말한다.
기자 또한 하지 2급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에 주의 깊은 관찰을 하게된다. 장애인이 편하면 일반인들은 더 편하다는 상식이 한국은 아직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 런던은 대중교통조차 장애인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되어있다.
"버스 운행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운행일지는 버스가 시간보다 빨리 달릴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버스회사들이 정하고 있어요. 9년 동안 단 한번 사소한 접촉사고 밖에 없었던 것이 운전자들이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이 다른게 아니라 사람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가동되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최저를 자랑하는 영국이지만 지금도 그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최우선시 되고 있다. 여행객들에게 보여지는 관광지들은 포장된 상품이라 할 것이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방문지를 돌아보는 것은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 언젠가 호텔을 경영하게 될 때 런던에서의 버스 운전이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는 오성호씨의 꿈이 단순히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을 그의 미소속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저작권자 ⓒ London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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