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차 G8 정상회의, 절반의 성공?

김지호 | 입력 : 2013/07/07 [03:17]

G8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선진국 정상들의 프리미어 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 G8회의는서방 8개 강대국들이 범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한 대처방안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비록 공식적인 기구나 협의체가 아니지만 회담의 결과는 세계 질서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끼쳐왔다. G8국가들의 회담 결과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전세계 GDP의약 50%를 차지하는 회원국들의 비중과 결속력 때문이다. 그러나근래에는 신흥 경제대국들의 부상과 러시아와 서방 회원국들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G8회의의 위상이 예전만은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6월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열린39차 회의의 두 개의 핵심 의제는 국제탈세 방지와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이었다. 그 외에미국과 유럽의 FTA 협정 진전, 일본에 대한 재정적자 대책주문 등이 논의됐고, 성명서를 통해 이란과 북한의 핵포기를 촉구했다.또한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납치 인질을 구하기 위한 몸값 지불 관행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국제탈세 방지

 

이번 G8회의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는 국제탈세 방지대책에 대한전격적인 합의라고 할 수 있다. 각국 정상들은 자금세탁, 불법탈세, 기업들의 세금회피 등을 단속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구글, 애플, 스타벅스, 아마존 등과 같은 기업들이 이런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G8 정부들은 세금 회피, 무기명 투자 등의 목적으로 운용되는 셀컴퍼니(바지회사)의 실 소유주를 밝혀내기로 했다. 또,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얼마만큼의 세금을 어디에 내는지 세무당국에 밝히도록 하고, 자국납세자들에 대한 세무정보를 자동교류하기로 했다. 조세피난처 등을이용한 불법적인 세금회피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엔 법과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G8 의장국인 영국의캐머런 총리는 “이러한 국제적 조세수단은 우리 세계에 공정한 세금납부와 조세정의를 실현해 줄 실질적인장치가 될 것”이라며, “세금을 회피하려는 자가 숨을 곳은없다”고 선포했다.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

 

회담 첫날부터 핵심의제였던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들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면서 반군에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때는 러시아를 제외한 G7만의성명 발표위기까지 갔었으나, 가까스로 ‘시리아의 유혈사태를종식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원론적이나마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실천방안으로서조속한 시일 내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평화회의에 현 아사드 정권은배제시켜야 한다는 서방국들과 참여를 주장하는 러시아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이 문구를 빼고 발표했지만,여전히 양측의 주장이 팽팽해 불씨가 남아있다. 반면 정부군과 반군은 알카에다 연관 단체를모두 추방시키라는 요구와 15억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절반의 성공, G8의 구조적 한계 때문인가?

 

이번 영국에서 캐머런 총리가 주도한 G8회의는, 시리아에 대한 합의안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만 탈세 방지에 대해서 단호하고 실체적인 국제적인공조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언론들이 평가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총리의 회담 결과에 대한 질의 응답에서, 야당인노동당은 영국이 시리아 건으로 러시아를 지나치게 몰아 부쳤기 때문에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G8은 1970년대 초반의오일쇼크로 인한 세계경기침체가 계기가 되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G6 국가들의 환담으로 시작했고 76년 캐나다가 합류하면서 G7이 되면서 비개방적인 클럽형태로 발전해왔다. 러시아는 소련연방해체 후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하다가 1998년에 영국과 미국의 초청으로 G8 정식 멤버가 되었다. 현재는EU의 위원회 의장과 의회 의장도 EU를 대표자격으로 참석하지만 정치적 토론에는 참가하지는못한다. 그러나 아직도 기존 회원국들에게는 G8이 아닌 G7+러시아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듯이 보인다. 이는 일정부분 러시아가스스로 자초한 탓도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38차 회담에는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자신이 불참하고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신 보냈다. 표면적인 이유는 갓 취임한 푸틴이내각구성 작업에 바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NATO가 추진하는 동유럽 미사일방어시스템과 모스크바에서의반정부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미국에서 열린 G8회의에 불참하자, 일각에서는 러시아를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면한 각종 정치적인 현안들에 대해 서방국들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러시아는 G8 내에서점점 더 아웃사이더가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변화된 세계 역학관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G8의 위상에 대한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2위의 중국을비롯해 10위권 이내의 브라질 등 남미 국가의 참여 없이는 G8이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리더로서의 실질적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2005년 영국 스코틀랜드 회의에 브라질, 중국, 인디아, 멕시코, 남아프리카등 의 5개국이 초청되었던 것을 계기로 G8+5 로의 확대또는 2008년부터 시작한 G20 로의 전환 등의 의견이제시되고 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G7 코어 국가들의 프리미어멤버십에 대한 양보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로 보인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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