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보다 무서운 지방세(Council Tax)

누군가 당신의 잠자리를 엿보고 있다면?
김지호 | 입력 : 2008/08/25 [15:56]
영국에는 지방세(council tax)라고 하는 독특한 세금제도가 있다. 주택의 가치등급에 따라 지방자치 단체에서 차등 부과하는 세금으로서 재산세와 비슷한 개념이나 다른 점은 그 세금이 주택의 소유자가 아닌 실 거주자에게 부과 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지붕세(roof tax) 라고 하여 재산세 개념이었으나 대처 수상시절 거주 인원수에 의해 부과하는 인두세(poll tax)로 바꾸었다가 국민들의 격렬한 저항을 받고 두 개념을 절충한 지방세(council tax)로 변경하였다.

이 지방세는 과거 몇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서민들 가계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한인 밀집 지역인 뉴몰든 지역의 일반적인 방3개 짜리 주택의 경우에 연간 약 400~500 만원 정도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또한 이세금은 성인 2인 이상 거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성인 1인 거주 시에는 25%를 감면해 주고 있다. 인두세(poll tax) 개념이 접목된 것이다.

영국의 750만 명 이상이 25%의 세금 감면 대상인 독신 거주자로 신고 하였고 일부 지방청에서는 허위신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나친 감시를 하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 지방청의 지침서에 의하면 거주지의 차량등록 조사와 함께 거주자의 파트너와의 동거여부 및 실제로 성생활을 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지방청에서는 독신감면 신청자에게 지방청 조사관이 조사를 위해 집에 들어 와도 좋다는 동의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자들이 수도 생활을 하거나 다른 파트너와 더블 행각을 벌이지 않는 한 자칫 실 동거로 간주 되는 위험에 처하게 되어 오히려 일편단심 민들레형 독신자들이 갈등에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강요 된 것이다. 

앞으로 영국에서는 오밤중에 들이 닥친 호랑이 조사관에 놀라 베게 들고 뛰는 사람들도 가끔 목격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지천으로 깔려 있는 감시카메라는 그런 사람들 잡겠다고 갑절로 늘어나고 카메라비용 충당 한답시고 또 세금을 올리는 풍차돌리기가 우려된다.  


                        <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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