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들의 합창, 이구동성 연주회

프로보다 더 멋진 아마추어 연주회
런던타임즈 LONDONTIMES | 입력 : 2015/03/23 [02:35]
▲     이구동성 합창단과 반주자 양서진  
 
화창한 봄날의 주말인 3 21일 조금은 이색적인 연주회가 열렸다. 지휘자와 단원들 모두가 환갑을 갓 넘긴 경동고 29회 동창생들로 이루어진 이구동성합창단이 주최한 제3회 정기연주회다. 경동고는 지난날 5대 공립으로 학업 외에도 특기활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명문고로서, 전설의 야구선수 백인천과 배우 안성기 가수 조용필 등이 모두 경동고 출신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숨길 수 없었던 이들의 끼는 고교동기합창단 결성으로 나타났다. 2011 8월 창단 이후 4년간 거의 한번도 빠짐 없이 매주 한번씩 모여 열정적으로 합창연습을 하는 이들의 정열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이구동성이라는 이름은 29회라는 의미를 살리고 한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뜻으로 작명했다고 한다. 연주에 앞서 전경수 총무는 경과보고를 통해 이구동성합창단은 현재 21명의활동단원과 15명의 휴가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4회의 정기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구동성은 주로 동창생들 자녀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 주는데 아버님 친구들이 직접 불러주는 축가에 신랑신부뿐만 아니라 하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이들은 병원방문 환자위로공연등으로 재능기부도 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봉사 활동을 늘려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KBS의 어린이 프로그램인 누가누가 잘하나에 출연하여 청중들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 김지호 단장은 인사말을통해 이번 연주회는 그 동안 베풀어주신 동창생들과 가족, 친지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차정호 지휘자의 지휘로 합창하는 이구동성합창단

 

이번 연주회는 총 3부로 나누어 진행됐고 1부와 3부는 단원들의 특성을 고려해 남성3부 곡으로 자체적으로 편곡한 곡들을 18명의 단원들이 합창했다. 1부는 주로 결혼 축가곡으로 애창하는 너를 사랑해,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 ‘겨울아이와 친구들의 우정을 담아 함께 부를 수 있는 우정의 노래를 합창했고 3부는 ‘J에게’, ‘매기의 추억’, ‘내맘의 강물’,‘만남으로 고교 및 7080시절에 불렀던 추억의곡들을 불러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연주회에는 최근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한 달간 제2의 창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 영입한 6인의 새싹단원을 강훈련시켜 무대에 세우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김지호 단장이 연주에 앞서 비록 프로들처럼 잘하지는 못해도 노년을 아름답고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우리들을 사랑으로 보아달라고 사전연막을 쳤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신입단원들의 추가배치로 일치감에선 다소 불안해 보였던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한결 풍성한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주회 후 주최측이 마련한 다과회에서 청중들은 18인 남성합창단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웅장한 화음에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  박흥수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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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특별순서로서 동기와 가족들의 플루트, 아코디언, 클래식기타, 독창, 색소폰의 독주와 독창으로 연주해 참여의 폭을 넓혔다. 이범호 단원의 부인 조귀현님이 플루트로 연주한 노래의 날개위에라는곡으로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분위기를 고조 시키기 시작했다. 또한 고교시절부터 클래식 기타 연주로 날리던 이순식 동기는 그린 슬리브즈’, ‘라 그리마’, ‘알함브라궁전의 추억등을 멋진 솜씨로 연주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과시했다. 뜻하지 않은 감기몸살로 체력이 소진된 박흥수 단원이 청산의 살리라를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듯 열창하는 모습은 관객들을 숙연해지게 만들었다. 그는 실제로 노래처럼 강원도 홍천의 청산인 공작산 자락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구름을 벗삼아 물소리, 바람소리를 노래하며 살고 있어, 마치 자신을 노래하듯 감정이입이 되면서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   장한영 단원
 
그러나 누구보다도 많은 박수와 호응을 받은연주자는 섬집아기를 연주한 아코디언의 장한영 단원이었다. 사회자로부터 경기도 끝자락 수동 전원에 살면서도 합창뿐 아니라 노인돌봄 사회봉사, 나전칠기 학습 등 가장 부지런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고 소개 받은 후 아코디언을메고 앉은 그는 영락없이 6, 70년대많이 보아왔던 인상 좋은 추억의 아코디언 할아버지였다. 하지만 연습부족으로 한두 차례 삑음이 나올 때 청중들은 오히려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성으로 화답했다. 한편, 색소폰으로 케니 쥐(Kenney G)’ 러빙유를 연주한 차정호 지휘자도 부지런하기로는 막상막하다. 카톨릭대학교 의대 해부학 교수인 그는 30년 지휘 경력을 가진 베테랑으로 현재 이구동성 외에도 성가대, 파주 글로리아 색소폰 앙상블을 지휘하고 있는데, 케니 쥐(Kenney G)’를 닮고 싶어서 소프라노 색소폰을 배웠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구동성의 합창이 더욱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맑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뻘인 이구동성 단원들과 일년여 호흡을 맞춰온 양서진 반주자는 성신여대 기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해 피아노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음악치료학과 졸업했다. 23회 전국학생음악콩루르 1, 현대음악출판사 음악콩쿠르 1위를 한 수재 피아니스트로, 보건복지부 인가 아동전문교육기업인 '비전트리'의 전문음악치료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 사회 유지은 아나운서
하지만 아무리 연주가 훌륭해도 진행이 어설프다면 아마추어 연주회의 한계를 벗어 날수 없었겠지만 이구동성의제
3회 연주회는 여느 프로들의 연주회에 비겨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진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깔끔하고 밝은 진행으로 연주회를 맛깔스럽게 만든 한국경제TV 올댓머니의 고정 캐스터인 유지은 아나운서다. 유아나운서는 연세에스병원장인 심영기 단원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마추어 합창단 연주회임에도 선뜻 사회를 수락해줬다. 유아나운서는 아버님과 동갑인 이구동성 단원들의 연주회를 맡아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다과회에서 이렇게 어르신들의 멋진 연주회는 처음 봤다며 사회를 수락하기를 참 잘했다고 밝혔다.


이구동성합창단 연주회, 환갑을 맞은 이들이 열창한 합창의 수준은 아마추어일지라도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다. 각계각처에서 젊은 날들을 보내고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노래하는 단원들과 청중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기에 이보다도 더 행복한 표정을 그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할 만큼, 아름다운 계절의 행복한 연주회였다. 한편, 대한민국 건국회의 임덕기회장이 특별게스트로 참석해 연주회를 축하했다.    


▲     이보다도 더 행복한 표정을 그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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