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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켜진 테러 비상등
 
김지호 발행인
 

유럽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의 파리 테러가 단발성이 아닌 이슬람 극단세력의 유럽공격 전주곡이라는 서방 정보당국들의 공통된 분석 때문이다. 추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영국, 독일 및 이탈리아 등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어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무자비한 테러에 충격을 받은 세계 정상들과 시민 150만명은 지난달 파리에서 행진을 하면서 한 목소리로 표현의 자유와 테러 척결을 외쳤다. 이 행진에는 유럽 각국의 정상들과 EU 상임회장, 집행위원장, NATO 사무총장, 미국 법무장관 등 서방 지도자들뿐 아니라 러시아 외무 장관,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이슬람 권에서 요르단 총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참가해 정치와 종교를 초월해 모처럼 세계가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늘은 파리가 세계의 수도”라며 테러 퇴치를 위해 전세계가 단결했음을 과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사를리 엡도를 공격한 쿠아치 형제나 식료품 가게에서 인질들을 살해한 아메드 쿨리발리의 경우처럼 테러가 자국민에 의해 자행되고 소규모 집단화하면서 테러음모 사전적발이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대서방 공격의 일환으로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와 알카에다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유럽의 치안당국에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언론의 자유, 과연 문제의 핵심일까?

 

샤를리 엡도 테러를 언론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탄하는 서방국가들이 문제의 핵심에 잘못 대처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테러 이후 샤를리 엡도가 또 다시 무하마드 만평을 실으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무슬림 입장에서는 이를 금기를 깬 이슬람 조롱으로 받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외무부는 새 만평에 대해 “이슬람교도를 모욕하는 도발적인 행위로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터키 등의 수니파 종교기관들도 “전 세계 15억 무슬림에 대한 도발”이라며, “이슬람과 무하마드에 대한 모욕은 언론의 자유라는 명분으로도 결코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구의 가치인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이뤄지는 이슬람 모독에 대해 시아파 수니파를 가릴 것 없이 모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사태가 서구와 이슬람권 간의 문명 충돌로 발전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슬람 극단 세력과 서구의 극우세력 모두에게 세를 급격히 불릴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주고 있다. IS는 미국의 4개월여 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지역에서는 약간 주춤하지만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거의 장악하며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이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가담하는 유럽국적 무슬림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 경찰 유로폴에 따르면 유럽인 지하디스트가 무려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리 테러 여파로 유럽에서는 반 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고 이에 반발하는 강경 무슬림들의 무장세력 가담행렬이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테러를 빌미로 세력을 키우는 유럽의 극우

 

한편 유럽의 극우 세력들도 반이슬람, 반이민자 정서에 편승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르펜 대표는 테러 이후 TV에 출연해 “프랑스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 이슬람 정서를 세력확장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영국 독립당(UKIP)의 패러지 당수는 다문화주의 정책이 문제라며 “이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이민자들이 공동체 문화 수용을 거부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페기다(PEGIDA)는 테러 이후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2만 5천여명이 모여 반 이슬람 집회를 열고 이민규제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유럽에 새로운 파시즘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방어적인 테러 방지 대책, 효과 있을까?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럽 각국들은 국경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EU 11개국 내무장관들은 파리에서 만나 EU 회원국 간 이동 시 여권검사를 폐지한 '솅겐조약'의 수정과 항공기 승객예약정보(PNR) 공유 문제 등을 논의했다. 프랑스 내무장관은 솅겐조약에 관한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독일, 스페인 등도 국경에서 여권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복지혜택을 위해 몰려드는 이민자에 대한 규제 방침을 천명한바 있는 영국은 이러한 통제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이다. 캐머런 총리는 잠재 테러리스트 감시를 위해 인터넷이나 전화를 정부 기관이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감청법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정보당국과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포털들과의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방어적인 대책들이 테러 공포를 잠재울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에 있다. 이슬람권에 치솟는 반 서구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하는 한, 제2, 제3의 테러는 이미 예고 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파리 테러도 서로 적대적 사이로 틀어진 IS와 알카에다가 존재감 과시를 위해 경쟁적으로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아파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이란 견제를 위한 이이제이 목적으로 수니파인 IS 격퇴에 다소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한 미국과 서방의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무장세력의 발호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인다. 이슬람을 모욕하는 적의 적은 친구라는 관계가 이들 적대적 무슬림 사이에서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기사입력: 2015/02/03 [19:23]  최종편집: ⓒ 런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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