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17년 경제병동에서 퇴원하다.

김지호 발행인 | 입력 : 2017/12/01 [16:47]
2017년은 본격적인 유럽경제회복의 원년으로 기록 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유럽의 경제지표는 거의 모든 방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금년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 1.7%에서 2.2%로 상향 조정됐고, EU 전체 경제 성장률 또한 1.9%에서 2.3%로 상향 조정됐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집행위원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의심의 여지없이 유럽 경제 회복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정의했다. 유럽은 이제 경제환자복을 벗었다는 선언인 셈이다.

 

유로존 경제의 회복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파격적인 완화 정책으로 시동이 걸렸고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호웅하면서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2001년 이후 최고인 점을 보면 회복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돌발변수만 없다면 향후 수년간 이어질 힘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2강 1약의 유럽 빅3 독일, 프랑스, 영국

 

특히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선전이 돋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지난 9월 총선에서 극우의 대거 약진으로 인해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각종 경제지표는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10월에 발표한 실업률은 5.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바 있다. 낮은 실업률은 구매력을 강화 시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2.0%로 끌어 올렸다. 또한 지난 10월 기업환경지수도 116.7로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임금 증가 속도는 경제 성장속도에 못 미쳐 불안정요소가 없지는 않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규모를 매달 600억 유로에서 300억 유로로 축소한 것도 경제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유로존 2위인 프랑스도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경제회복세도 순조롭다. 올해 4분기에도 0.5% 성장이 예상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1.8%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임 올랑드 대통령때부터 시행했던 친기업 정책과 마크롱 대통령의 고용법 개혁 등을 통한 친기업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아직도 1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을 끌어 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비유로존인 영국은 올해 경제성장이 늦춰지면서 조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도 1.8%에서 1.5%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EU국가 중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0.2% 증가에 그쳐 구매력이 신통치 않음을 나타냈다. 이는 아직까지도 EU와 영국과의 브랙시트 협상이 순조롭지 못해 불확실성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된다. 최근 일부 보수당 의원들의 불신임안으로 인해 메이총리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으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최빈국 루마니아의 눈부신 성장세

 

한편 유럽의 최빈국 루마니아의 경제성장이 괄목할만하다. 지난 2분기에 전년대비 5.7% 성장을 기록한 루마니아의 올 한해 예상치 경제성장률 5.5%는 평균 2.3%인 EU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실업률도 EU 예년평균이 8.6% 인데 비해 루마니아는 작년 5.9%에서 올해는 5.4%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루마니아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해 2015년 부가세를 24%에서 20%, 현재는 19%로 줄이고 식품등 생필품에 대한 부가세 추가 인하하고 지난 4년간 최저임금을 2배로 올렸다. 하지만 아직도 EU 내에서는 불가리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루마니아는 한때 흑해 연안의 비옥한 땅에서 곡물생산량이 많아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불렸으나 2차대전 이후 공산독재 체제하에서 쇠락해왔다. 2007년 EU 가입 이후 사정이 호전되기 시작했으나 최근까지도 루마니아인들은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찾아서 서유럽으로 몰려드는 동유럽의 집시라는 인상이 강했다. 루마니아의 경제 사정이 호전되면서 홈커밍 행렬도 늘어나고 있다.

 

루마니아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분야는 우수하고 저렴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 IT 산업과 자동차 연관 산업이다. 과거 공산주의 시절 수학, 과학, 기술 교육을 중시했던 유산과 모국어가 라틴어에 뿌리를 둔 강한 언어능력은 루마니아에 IT 산업 허브에 적합한 기초가 이미 구축되어 있는 셈이다. 인터넷의 속도도 싱가폴, 홍콩, 한국, 아이슬란드에 이어 세계5위로서 IT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20만개 이상의 외국투자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현재는 약 15만명이 종사하는 테크니컬 분야가 현재는 GDP의 6% 정도를 차지하는데 2025년까지 12%로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르노를 비롯한 자동차 자이언트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루마니아 업계에서는 브렉시트가 이루어지면서 영국의 수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루마니아로 옮겨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교통 인프라와 아직까지 근절되지 못한 부패에 저세금 고지출로 증가하는 정부부채는 지속적인 5%대 성장에 장애가 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는 내년에도 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4%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루마니아가 최빈국의 오명을 벗어날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2부 리그 빅3 이태리, 스페인, 네덜란드

 

2012년 구제금융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1년만에 졸업하고 나서 올해는 2.8%에서 상향 조정된 3.1%, 내년에는 2.5%라는 건실한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2013년에 26%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2019년까지 14%까지 떨어 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독립 시도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충돌사태는 초기에 진압되면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재발될 경우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카탈루냐의 경제는 2017년 말부터 2019년까지 침체기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스페인 전체의 경제성장률도 역시 2.5%정도 감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언어를 가지고 있는 카탈루냐는 인구는 7백5십만으로 스페인 인구의 16% 정도이지만 GDP는 스페인 전체의 2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자 카탈루냐의 분담금이 늘어나면서 분리독립 움직임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을 스페인 중앙정부가 강제진압으로 대응하면서 불안정 요소가 크게 증가했다.

 

한편 이태리와 네덜란드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각각 1.8%와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국가들이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시그널을 내보내고 있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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