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과 마주친 영국 경제

김지호 | 입력 : 2008/09/01 [22:14]
알리스터 달링 (alistair darling) 재무상이 30일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국경제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양심선언을 했다. 정치인답지 않게 솔직한 고백을 한 달링 재무상을 만시지탄은 있으나 격려 해 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너무 늦었다고 원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의 발언은 설마 하던 영국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그는 영국은 60년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앞으로의 1년간은 노동당 집권이래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        영국경제는 2/4분기에 성장에 실패했다.

-        인플레이션은 정부의 목표인 2%를 한참 넘어선 4.4%를 기록했다.

-        유가와 식품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        주택시장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        세수는 예상 치에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사태들에 대해 이미 전반기에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으나 각료들은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지난 몇 주간 입방아처럼 되풀이 해왔던 것이다. 

본지에서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이달 중순에 영란은행(the bank of england)의 머빈킹(mervyn king)행장의 경고가 있었으나 당시에 달링 재무상은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가정과 사업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의 건실한 경제성장을 언급한바 있다.

불과 2개월 전에는 영국도 다른 선진국처럼 경기가 하강세를 보이겠지만 조만간 회복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가와 식품가의 동반 상승으로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받고 있지만 영국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고든 브라운 (gordon brown) 수상은 연초에 영국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이 낮고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한바 있다.

이번 주에는 각료들이 여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에는 주택구입 융자금인 모기지(mortgages)를 갚는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주택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주택자들을 위한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을 예정이다. 또한 에너지 회사들이 추가 인상을 발표함에 따라 연료비에 대한 조치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범세계적인 경제구조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재정이 너무도 열악하다는데 있다. 일전의 연금생활자들에 대한 당국의 권고 중에는 에너지비용을 줄이기 위해 낮에는 냉난방이 잘되어 있는 쇼핑센터에서 가서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 있어서 쓴웃음을 짓게 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의 경제 지표는 절망적이다. 8월의 영국의 소매업종의 매출은 지난 25년 이래 최악이었고 실직자들은 6월말 현재 3개월간 6만 명이나 증가한 167만 명에 달했다. 

그래도 남은 희망은 있다. 4년 후 열릴 런던 올림픽이다.

달링 조타수와 함께 영국함을 이끄는 고든 브라운 선장을 믿고 올림픽이 열리는 남국까지 항해를 계속 할 것인지 선장을 바꿀 것인지 빙산이 떠다니는 겨울바다에서 불안에 싸여 동요하는 승객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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