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을 맞는 근위병의 털모자

불붙는 곰털논쟁
김지호 | 입력 : 2008/09/03 [08:45]
▲    영국 버킹검 궁전 (buckingham palace)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런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명소로 버킹검 궁전(buckingham palace)을 꼽는데 주저 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특히 멋있는 제복에 윤기 나는 검은 털모자를 쓴 왕실근위병의 교대식은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하지만 200년간이나 써 오던 이 전통의 털모자가 자칫 벗겨질 위기에 처했다. 이 모자는 곰의 가죽털로 만든 것인데 이것이 동물애호가들로부터 공격의 화살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영국 국방성의 구매담당관인 테일러 남작부인(baroness taylor)은 동물 윤리단체인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의 대표자들과 이번 주에 만나 곰털 모자를 합성섬유로 된 현재의 규격인 18 인치 헬멧으로 교체하는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방성 대변인은 면담은 이루어 질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무엇이 논의 될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 했다.

그는 전천후 날씨에 적합한 질 좋은 인조 대용품이 있다면 사용하는데 반대하지 않지만 애석하게도 그러한 대용품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동물 애호단체들로부터 계속되는 압력에 논의마저 외면 할 수는 없지만 요구사항을 쉽사리 들어 줄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eta의 로비 르블랑(robbie leblanc)이사는 이번 면담은 북미의 곰들을 지키기 위한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일러 남작부인이 동정심이 있다면 국방성이 조속히 곰털 모자를 폐기하도록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압박하고 있다.

또한 저명한 코메디언 리키 게바이스(ricky gervais)도 고든 브라운 수상에게 peta를 대리해서 캐나다산 흑곰 가죽털의 사용중지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며 가세하고 있다.

실제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흑곰의 털이 아니고 더 두꺼운 갈색 불곰의 털을 검게 염색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털모자가 단순한 의장용이 아니기에 질의 문제는 쟁점의 본질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이 모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영국 근위보병이 곰털모자를 쓰고 있던 프랑스 나폴레옹의 황제근위보병을 격파한 공로로 사용을 허락 받은 이후 승리와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이 모자의 기원은 17세기 유럽의 군인들이 천으로 모자에 곰털로 장식하던 것에서 연유하는데 의장용 이외엔 잘 쓰이지 않다가 1854~1856 러시아가 영국, 프랑스, 오트만제국 연합군과 벌인 크리미안 전쟁(crimean war)을 계기로 전쟁터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여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주로 제1보병연대나 근위대들에서 쓰였다. 현재는 영국, 캐나다, 이태리,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주로 근위병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200년간이나 머리에 쓰고 있었던 왕실과 군부에게는 이 사안에 대해 쉽사리 타협과 대안이 가능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대영제국의 영화를 상징하는 곰털을 벗고 합성털을 쓰라는 동물보호자들의 요구를 왕관에 박힌 다이아몬드를 합성다이아로 대체하라는 공격의 신호탄쯤으로 여기는데 그 고약함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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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타임즈 2008/09/16 [08:42] 수정 | 삭제
  • 제목을 보고 오해 하셨다면 유감입니다. '화살을 맞는' 이라고 한 것은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혹은 '비난을 받고 있는' 이나 '공격을 받는' 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는데 본 기사에서 그런 의미가 연상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겠군요. 하여간 의견 감사드립다.
  • 푸름 2008/09/15 [21:50] 수정 | 삭제
  • 기사의 머릿글이나 제목을 좀 더 잘 뽑아 내야될듯 하네요. 제목을 보고 기사내용에 흥미가 생겨 기사를 보기도 하지만 흥미뿐 아니라 기사가 무엇에 관한 내용인지도 유추할수 있어야 하는데. '화살을 맞는' 이 제목을 보고 화살을 막는 을 오타 내셨나. 아니면 모자가 화살을 맞나 ? 뭐 이러고 들어왔는데 의미는 좀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