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국땅에 돋는 한가위달
김지호 | 입력 : 2008/09/13 [15:01]
 
올해도 어김없이 한가위 보름달이 돋고 있다.

고국에서는 고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분주하지만 이국에 사는 우리들에겐 꿈 같은 일이다.
달거울에 희미하게 비쳐지는 고향을 먼발치에서 바라 볼 뿐이다.

여유 있고 넉넉한 이들이야 제비처럼 날아가서 호박씨라도 하나 물어오면 되겠지만 어디 다 그런가? 

이방의 땅으로 넘어 오게 된 사연들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해도 뿌리에 묻어 온 것은 모두 다 고향의 흙이다.
뿌리를 탈탈 털고 새 땅에 다시 심을 수는 없는 것이다.

타향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새로운 토양에 길이 들어 개중에는 오히려 묻은 흙을 털어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메주를 버터통 속에 제아무리 오래 묻어둔들 버터가 될 수 없기에 가슴 한편엔 까닭 모를 그리움이 늘 박혀있는 것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가위 달을 바라다 보자. 
구름에 가려진 달은 눈을 감고 보자.

보고 싶은 이와 산천이 다 그 안에 있을 것이다.

흐르는 달빛을 타고 그대 곁으로 다가 올 것이다.

밝은 달이 흥겹다면 오늘은 밤드리 노닐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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