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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페르시아만
중동의 화약고 이란 폭발하나?
 
김지호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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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만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포함한 상선 4척과 사우디 동부의 송유관이 무장단체의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 미국이 공격의 배후로 의심되는 이란에 대해 군사옵션을 포함한 강경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중해에 있던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한 주요 전략자산들을 중동으로 이동 배치했다.

 

이란과의 전면전도 불사한다는 강경책은 매파인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폼페이오 장관도 최근 이란의 정권교체를 언급한 바 있다. 이란의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전면전 위협에 반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이란군이 페르시아만 항구에서 조립된 미사일들을 소형선박에 싣는 사진이 미국방정보국에 의해 공개됐다. 미 백악관 안보팀은 이 사진이 이란의 대미 공격준비를 확인시켜 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보좌관의 지나친 강경 노선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어, 아직까지 전쟁을 결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 전쟁의 데자뷔? 

 

현재의 상황이 2003년 부시 대통령 시절의 이라크전 때와 비슷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미국우월주의에 근거해 공화당 대통령의 중동 질서개편을 위한 불량국가 손보기라는 점에서 얼핏 닮은 꼴이다. 특히, 현재 강경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존 볼튼 안보보좌관은 이라크전 당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서 군사개입을 적극 주장했던 대표적인 네오콘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그때와는 달리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난관 세가지를 든다면, 첫째, 이란은 시리아 내전으로 실전경험이 풍부한 정예병력 70만과 다양한 탄도미사일과 해양력을 보유한 세계 14위의 군사 강국이라는 점, 둘째, 미국의 주도로 이란과 맺은 핵협정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함으로써 전쟁의 명분이 궁색한 점, 셋째, 미국과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과 연합군 결성이 어려운 점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대량살상용 화학무기제거라는 명분으로-비록 후에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일사천리로 연합국들을 결성해 결행했던 이라크전 때와는 달리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독불장군 미국의 행보와 유럽의 반발

 

2015년 오바마 전대통령의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이란과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CPOA)에 서명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년전 협정국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협정에서 전격 탈퇴하고 제재부활을 선언했다. 불완전한 합의로 핵개발능력을 제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경제발전의 기회만 안겨줘 장래 위협만 키웠다는 이유다. 이란과의 핵협정 파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했다. 핵합의 이후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탈퇴에 따라 부활된 제재조치에 당혹해하고 있다. 미국은 핵합의 이후 이란에 진출한 자국 기업들에 대해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유럽의 요구도 거절했다. 미국은 오히려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제3자 제재를 시행하면서 제재의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대한 유럽국가들이 반발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행동을 같이 해왔던 영국도 페르시아만 피격사건과 관련한 미국의 시각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영국군으로서 IS 격퇴를 위한 국제동맹군의 부사령관인 크리스토퍼 기카 장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점증하는 이란의 위협은 없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미 중부사령부는 잘못된 정보라고 반박하는 불협화음을 연출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 이란 공동전선 구축을 위해 지난달 브뤼셀을 전격 방문했지만 냉대를 받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합전선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EU 외교 수장들과 한자리에서의 회담을 요청했지만, 일정을 이유로 거절당하고 개별회담에 그쳤다. 핵협정 탈퇴에 더해 유럽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위협과 NATO 분담금 증액 요구 등 미국우선주의로 미국과 유럽의 밀월은 흘러간 과거가 된 셈이다.

 

이란의 반격과 변수

 

이란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 1주년이되는 지난달 8일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명의로 향후 60일이내에 유럽국가들이 핵합의시 약속한 금융과 원유수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을 높은 농도로 농축해 핵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유사시나 미국이 이란의 석유수출을 전면 차단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지켜줄 수 없게 되면 실용주의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입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기에 강경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제재로 인해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 반외세정서가 고조되면서 개방적인 신세대 젊은이들로부터 점차 멀어져 가던 종교세력들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입지가 또 다시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하마네이의 반미주의 강경노선이 힘을 받고 핵개발이 진행되면서 전운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핵 결정권과 전쟁 선포권은 대통령이 아닌 최고 지도자인 하마네이가 갖고 있다. 그는 2015년 당시 핵 합의를 승인해 줄 때 미국을 믿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어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하마네이 지도자도 트럼프 대통령도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강대강으로 격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내심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어 불안정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에겐 중동의 강자로 부상하는 이란이 시리아와는 차원이 다른 반시오니즘의 선봉이 될 강력한 미래위협이기 때문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의 이슬람 근본주의를 사우디와 같은 왕정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시아파인 이란은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와는 오랫동안 역사적으로도 적대적인 관계다. 따라서 지난달과 같은 사보타주 공격이 누군가에 의해 또 다시 발생하거나 기획된다면 거대한 폭탄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기사입력: 2019/06/04 [19:15]  최종편집: ⓒ 런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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