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한심한 노 前대통령의 事大行態

[슬프다]이 명박정부의 고위관료들의 역사의식은 어떨까?
장병영 칼럼니스트 | 입력 : 2008/11/03 [02:02]
퇴임 뒤 2002년 9월 부부 동반으로 중국을 찾은 노태우 전 대통령- 

자신의 뿌리는 중국- “나는 산둥사람”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역사의식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할 수가 있을까?

단재선생의『을지문덕 전』의 내용을 가슴 먹먹한 마음으로 인용을 한다.

“마치 소 가죽을 오래 뒤집어쓰고 있으면 마침내 사람으로서의 본래의 진면목(眞面目)을 완전히 잊어버리며, 오랫동안 남의 노예 노릇을 하여 그것이 몸에 베이게 되면 마침내 그 사람에게 매 맞는 것도 달갑게 여기게 되어, 비록 불공대천(不共戴天)의 원수라도 그의 힘만 강하면 아버지, 할아버지라 부르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2007년. 9월 20일 중앙일보 유 광종 베이징 특파원의 보도기사를 재구성 편집했다.

자신의 성씨(姓氏)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설을 믿는 “한국의 모 종친회 회원 수십여 명이뿌리를 찾아 중국에 왔다”는 기사의 내용이다. 
이 기사를 쓰면서 유기자의 뜨거운 가슴은 피를 토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베이징(北京)을 찾는 한국의 고위층 인사, 특히 정치인과 고급 관료들은 중국의 패권적 논리가 던지는 덫에 곧잘 걸려든다.’

“장관급 이상의 한국 관료’들이 중국식의 융숭한 대접을 받은 다음에 기자들을 만나 기분 좋게 흘리는 말”이라며, “과거 조상들이 조공을 바치던 나라에 와서 중국 고위 관료들로부터 대접을 받으니 뿌듯하다.” “상전처럼 모시던 나라 관리들이 한국을 알아주니 기분이 좋더라.”며 목소리를 높인다고 했다.

이어 기자는 더 격이 높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나 ‘총리’를 만나고 나온 경우에는 더 심하다.”라고 했다.

아마 그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은, 과거 자금성(紫禁城)에서 황제를 알현했던 선조의 행적을 떠올리며, 꿈을 꾸는 듯 했으리라.

그러면서 기자는 “이 정도면 애교다. 중국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국의 지도자들도 많다. 중국 언론이 보기에 아주 흐뭇한, 행복한 한국 관련 기사다.”라며 참 마음 아픈 소식을 담담하게 전했다.

이런 한국인을 두고 중국 언론들은 “나무의 키가 1000척을 넘어도 잎사귀는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樹高天尺落葉歸根)” 등의 표현으로 과거의 종주국이었음을 내비치며 흥미를 보탠다.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과 고위관료들의 역사의식의 부재와 무지가 낳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조공(朝貢)’과 ‘책봉(冊封)’은 각종 학술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듯이,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국제관계를 유지하던 틀이다. 조공은 ‘국제 교역’의 성격이 강했고, 책봉은 중국을 중심으로 나라와 나라사이의 ‘국가 승인 형식’이었다.
그러나 동북공정은 바로 이 조공과 책봉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한국인의 족보에 기재된 성씨의 기원은 중국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성(姓)씨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성을 함께 빌려온 차성(借姓)의 역사가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중국에서 건너온 성씨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차성이 더 많다고 한다.

고려 초에 행정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차성은 구한말 무렵까지 한국의 성씨가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왕조에 의해 성이 내려지는 사성(賜姓)도 흔했다. 

결국은 동북공정을 도운 셈이 된 노 전 대통령의 행태!

1980년대 중국의 개별 학자들로부터 시작된 우리역사 왜곡은, 1996년 중앙정부의 적극적 지원 하에 정부주도의 작업으로 확대되면서, 2002년 2월 28일 ‘사회과학원’이 주축이 되어 ‘동북공정’으로 그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02년 9월 부부 동반으로 중국 산둥(山東)성 쯔보 시를 방문하여 “나는 산둥사람”이라고 말한 시점이, 동북공정의 본격적 연구와 발전의 시점과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또한 청와대 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하베이(河北) 성에서 열린 종친회에 참석해 치사를 하고, 자신의 뿌리가 역시 중국에 있음을 알렸다고 했다.

아직도 중국을 과거의 상전처럼 여기면서, 자신의 뿌리를 중국에서 찾으려는 노 전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 고위관료들의 자세는 심각하게 되돌아 봐야 하며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본인들의 속내야 그렇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돕는, 그야말로 골빈 한국인들의 표상으로 사대행태(事大行態)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나무의 키가 1000척을 넘어도 잎사귀는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樹高天尺落葉歸根)”라는 중국 언론의 표현을, 이 명박정부의 고위관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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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2008/11/25 [10:50] 수정 | 삭제
  • 내가 노무현보다 개념이 삼천만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