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예찬보다 두부 한모가 더 현실적"

"중국 최고 작가 류전윈" 전북중국문화원 초청강연 대성황
소정현기자 | 입력 : 2008/11/11 [02:03]
▲ 류전윈 조용하면서도 강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문학세계와 세계관 가을햇살처럼 따사롭게 풀어놓다.

 
“우리의 일상은 두부 한 모가 오바마도 더 중요하다”고,  지난 9일 전북중국문화원(원장 송행근)의 초청으로 전주를 찾은 중국 최고 작가인 류전윈(劉震雲)은 교동아트를 가득 메운 전주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류전윈의 문학세계와 중국 당대 문학의 응집력’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류전윈은 두 시간 여 동안 진행된 초청강연에서, 그는 시종일관 조용하면서도 강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문학세계와 세계관을 가을햇살처럼 따사롭게 풀어놓았다.

류전윈은 마오쩌뚱(毛澤東)과 루쉰(魯迅)의 책 두 권만 있는 허난성(河南省)의 시골에서 자란 덕택에 중국의 대문호인 루쉰처럼 쓰는 게 너무 쉬웠다고 말했으며, 학력이 매우 낮았던 어머니가 일상적인 생활 즉, 실제생활을 그리되 일상의 내면을 그리는 것이 글쓰기인데, 그런 글쓰기로 유명해지기 위해 중국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베이징대학(北京大)에 가야하냐고 반문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대학에 입학해서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글쓰기에 대한 한계에 부딪쳤고, 돌이켜보면 어머니의 말씀에 그에 대한 정답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사인회

 
“영원한 생명을 지닌 문학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 류씨는 청나라 때 작품인 홍루몽을 예로 들었다. 홍루몽의 주인공은 처녀인데 수백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처녀로 남는 것은 문학의 영원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면서, 이 영원성이 문학을 하게 된 동기라고 밝혔다. 

류씨는 ‘오바마’와 ‘공자’를 들어 자신만의 세계관을 피력했다. 자신이 한국에 도착한 날 오바마의 당선기사가 한국의 모든 신문의 첫 페이지를 비롯해 여러 면을 장식하였는데, 오바마가 우리 삶에 그토록 많은 영향을 주는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당장 오늘 먹을 두부 한 모를 살 수 있느냐‘라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나는 큰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쓰지 않고 주로 하층민과 소시민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소설로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 오바마가 우리 삶에 그토록 많은 영향을 주는지 의문이 간다.

 
또한 공자는 인도주의와 중용의 대표적인 철학자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삶에서 그러지 못한 인간이며, 멀리 있는 친구에게는 자신의 말처럼 행동했을지는 몰라도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매우 낮게 평가하였다.

특히 류씨는 전북중국문화원에서 송행근 원장으로부터 『이하시선집』(李賀詩選集)을 선물로 받은 감회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하라는 중당의 천재요절시인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딱 두 명 있는데, 한 명이 마오쩌뚱이고 한 명은 류전윈인데, 오늘 송원장과의 첫 만남이 우연이 아니다” 

한편 류씨는 강연 통역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시는 문학박사 박명애 선생이 수고해주었으며,  강연이 끝난 뒤 강연 참석자들에게 류전윈이 사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를 마친 류전윈과 박명애 선생은 만추로 가득한 한옥마을의 거리를 거닐면서 전주의 비빔밥과 대추차 그리고 막걸리를 마시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이 행사를 주최해준 전북중국문화원과 후원해준 전주시에 감사를 드린다고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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