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이 된 영국이민의 문

'영국 밥통은 영국 일꾼에게'
김형국 | 입력 : 2009/02/23 [10:25]

영국경제의 불황이 깊어지자 연간 수만 명에 달하는 비 유럽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 제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곧 취해질 예정이다. 

영국 중동부지방 린드지(lindsey)에 소재한 프랑스계 정유 회사인 토탈(total)의 외국인 고용 결정으로 촉발되었던 스트라이크 이후 외국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문제는 뜨거운 이슈가 되어 왔다.

비 유럽 지역의 비숙련 근로자들의 취업목적 이주에 대해서는 이미 금지된바 있으나 이번의 조치는 숙련 이민자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자키 스미스(jacqui smith) 내무장관은 bbc와의 대담에서 고용센터 등을 통해 일자리를 영국인에게 먼저 광고하지 않는 한 숙련된 직종에 이주 외국인을 고용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치 중에는 이주 근로자들의 배우자 및 자녀들에 대한 입국제한과 인력이 부족한 부문에 한해서만 허가해 주는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이민자문위원회는 (migration advisory committee)에 이주 근로자의 배우자나 자녀들에 대한 입국제한에 따른 경제효과를 검토할 것을 주문 하였다. 이것은 연간 수만 명에 달하는 주로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등 다자녀를 동반하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또 현재의 형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호주나 캐나다와 같은 포인트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급기술인력에 대한 비자인 mhsm (most highly skilled migrant)에 대한 최저 연봉 조건을 17,000 파운드에서 20,000 파운드로 높이고 학력요건을 학사에서 석사로 한 단계 높이면 연간 12,000명의 감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4월부터는 비유럽 지역의 고급기술인력 들이 사전에 직업을 확보하지 않고도 입국하려면 석사학위를 소지해야 하는 것으로 제한된 바 있다.  

경기 후퇴기엔 이민자 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비유럽권 이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가 동구권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해당되지 않지만 유로에 대한 파운드화의 급락으로 이미 눈에 뜨게 유입이 감소되고 있다.

그녀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직업이민의 관문을 좁히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보호주의의 강화는 아니라고 강변하였다. 그녀는 성장기에는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민자들이 필요하지만 쇠퇴기에는 숙련 노동자들을 더욱 선별해야 함으로써 자국 근로자들에게 일자리에 대한 우선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영국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성향이 높아진 틈을 타고 극우파인 영국국민당 (bnp-british national party)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올해 6월에 실시될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국민당이 최초로 좌석을 확보할 우려가 높아지자 노동당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말 '영국 일자리는 영국 근로자에게(british jobs for british workers)' 라는 슬로건을 내건바 있다.

한편 보수당의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외국인 고용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 처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연간 유입 인원수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방법론에만 비판을 가했을 뿐이다. 

곡간이 비어가자 특히 이방인들에게 사나워진 인심에 모두들 부합한 것이다. 특히 가족들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는 인권의 종주국을 표방해온 영국의 위상에 적지 않은 오점을 남기며 법적 도덕적 논란마저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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