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외친 '로버트 박'그의 행동 과연 정당한가!

[6.15경기본부 칼럼] 북한 인권 부르짖기 전에 생각해야 할것
범상 스님 | 입력 : 2010/01/25 [09:05]
인권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라고 한다면 이것은 우주와 자연 앞에 너무나 교만한 생각이라고 본다. 인간과 자연을 분리 할 수 없고 자(自)와 타(他)를 구별해서는 안 되는 것이 우주의 이치이다.
 
‘나’라고 집착하는 육신은 산소공급이 끊어지면 5분 이내에 죽고, 자연을 떠나 결코 생명이 유지 될 수 없다. 그래서 ‘나’와 일체만물의 가치와 존엄성은 동일하다고 하겠다. 여기에 대해 살아있는 성자로 추앙받고 있는 틱낫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이 한 장의 종이에 구름이 흐른다는 것을 분명히 볼 것입니다. 구름이 없다면 비는 내릴 수 없고, 비가내리지 않는다면 나무는 자랄 수 없습니다.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면 종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종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구름이 필수입니다. …,…, 그러므로 구름과 종이는 서로 공존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햇빛’ ‘기계’ ‘트럭’과 ‘관련된 사람’ 등등이 연관되어 있듯이 삼라만상은 서로 공존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지난해 1월 만경대에 있는 한 농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노력봉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 편집부

'로버트 박' 행동은 또 다른 모습의 침략행위

필자 또한 인권에 대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그자체로 존엄하고 존귀하며, 일체만물은 모습이 다른 또 다른 ‘나’라는 입장에 있다.” 이것은 만물은 상대적 가치를 가지는 평등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으로서 다른 생명체들에 비해 인간만이 특별하다거나 유일신과 같은 절대와는 상반된 개념이다.
 
그러므로 인권운동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서 그 어떤 것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가지거나 지배논리가 정당화 될 수 없을 때 비로소 평화·평등·자유가 구현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5일 북한 인권가라고 자처하는 재미교포 로버트 박은 “내 죽음을 통해 전 세계가 북한의 현실을 주목하길 바란다.”며 인권개선을 명분으로 입국절차를 무시하고 북한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순수인권운동가라고 보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해서 또 다른 신분인 선교사의 입장도 아닌 것 같다. 박씨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퇴진을 거론하고 북한체재를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은 “성경을 읽기위해 촛불을 훔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수입반대를 외치면서도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 것은 그가 인권과 종교의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대목이라고 본다.
 
이것은 한무규 교수(한국기독교연구소 연구위원)의 다음과 같은 지적처럼 제국주의 침략에 앞장섰던 정치(통상)선교사들과 같은 맥락을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토마스와 제너럴셔먼호처럼 제국주의 세력과 더불어 이 땅에 찾아와 납치 발포까지 하며 노골적으로 정부에 대항한 경우까지 잘했다고 할 수 없다는데 있다.
 
총칼로써 통상하려한 당시 제국주의 세력은 비록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였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잘못이다. 통상이 아닌 선교를 위해 제너럴셔먼호를 탄 토마스이지만 그 배의 책임자 가운데 하나였던 그도 비난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총칼을 통해 얻은 선교의 자유로 사랑과 평화를 외친다면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한국기독교와 역사,1998.)

로버트 박이 위와 같은 비판을 면하려면 북한 인권을 말하기 전에 현실적으로는 군사위협을 멈추지 않는 미국의 대북전략과 경제봉쇄조치의 부당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카스라-태프트밀약”으로 일본의 조선합병을 후원했고, 조선독립이라는 카이로선언을 무시하고 <일반명령1호>를 통해 38이남을 장악한 미군정은 또다시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을 왜곡시켜 남북분단을 유도했으며, 지금까지도 한반도통일을 미국의 이익창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실에 대해서 언급이 있어야 했다.

▲ 범상 스님 자료사진    © 편집부
미국 스스로가 이라크전쟁을 성전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미국의 가치를 절대기준으로 삼는 패권주의 전략으로는 이룰 수 없다. 아직도 미국을 혈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자의 견해가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
 
그러나 구소련의 중동진출을 막기 위해 동맹 관계를 유지했던 정치세력들과 중동지역에 포탄을 쏟아 붇는 것에서 보듯이 미국이 말하는 평화와 자유는 세계와 인류가 아니라 팍스아메리카나를 실현하기 위한 침략적 구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버트 박과 같이 자신의 기준을 절대적 가치로 삼는 인권과 종교 활동은 화합과 통일이 아니라 또 다른 침략이라는 사실을 근·현대사의 아픔을 통해 바로 볼 수 있을 때 민족의 앞날에 희망이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범상 스님은 6.15경기본부 지도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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