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영국 관광산업의 미래

보수로 회기하는 관광정책
김지호 | 입력 : 2010/09/08 [09:06]
영국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으나, 관광산업만큼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와 학계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관광산업은 향후 10년간 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해외관광객의 소비액도 10년 후에는 두 배로 늘어난 300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에 따른 관련 산업의 고용인원도 10% 이상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 버킹엄궁전 (buckingham palace)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2012년 런던올림픽과 파운드화의 약세가 관광산업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고, 2012년에 즉위 60주년을 맞는 여왕과 로얄패밀리에 대한 관심도 해외관광객을 유치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영국정부도 관광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는 영국경제에 1,100억 파운드를 기여하는 관광산업의 성장이, 침체된 경기의 회복을 위한 핵심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카메론 수상은 “관광산업이야말로 영국이 절실히 원하는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이라고 강조하고, “영국에 들어오는 관광객을 제약하는 장애요소를 제거하겠다” 고 밝혔다. 관련 부서들은 영국의 브로드밴드 스피드로부터 열차의 스피드까지, 또 공항에서의 통관시간 단축에 대한 개선방안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카메룬 수상은 “현재 36%로 집계되는 영국인들의 국내 휴가비율을 향후 50%까지 끌어 올리겠다” 고 밝히고, 팬로즈 관광장관에게 영국인들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많이 여행경비를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냈던 카메론 수상 자신도 올해 8월에는 영국 남서부 콘월(cornwall)지방에서 바다와 햇빛을 즐기며 보냈다.

카메론 수상은 “영국을 세계에서 가보고 싶은 나라 순위 5위 이내에 들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un의 자료에 따른 영국의 방문객 순위는 프랑스, 미국, 스페인, 중국, 이태리에 이은 6위로 매겨져 있다. 그는 중국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독일이 10위 이내에 들지만 영국은 22위라는 점을 예로 들면서, “독일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되냐?” 고 반문하고, “축구로 독일을 항상 깰 수 없다면 관광으로라도 이길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카메론 정부의 정책수정 선언   

카메론 정부는 관광진흥을 위해서 과거 노동당 정부가 견지해왔던 기본적인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카메론 수상은 노동당 집권 13년간 관광장관이 8번이나 교체되었던 것은 관광산업을 홀대해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관광진흥을 위해서는 영국의 찬란한 유산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는 노동당 집권시절을 풍미하는 ‘쿨한 영국’ 과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쿨한 영국(cool britannia)’은 음악, 예술, 패션계 등에서 90년대 중반 이후에 유행한 전통을 깨는 파격을 뜻한다. 스파이스걸스나 데이비드 베컴 등으로 대표되는데, 노동당정부가 이를 젊고 역동적인 영국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정치적으로 도입하여 활용해 왔던 것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을 방문한 3천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 중 천만 명 이상이 버킹엄궁전, 런던타워, 대영박물관, 해양박물관, 내셔날 갤러리 등 영국의 문화유산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카메론 수상은 “우리가 가진 문화유산의 잠재력에 긍지를 가져야 한다” 고 강조하고, 관광산업은 문화유적과 국립공원을 비롯한 해안도시들과 공연과 축제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런던타워 (tower of london)  ©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이러한 언급에 대해 노동당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노동당의 브래드쇼 예비 문화장관은 “카메론은 문화유산을 연설하기 전에 근대사를 먼저 읽어봐야 할 것” 이라면서, “그가 진정으로 관광객들에 대해 영국이 제공할 수 있는 편의의 추가 개선을 원한다면, 독일축구 비유와 같은 어설픈 개그를 하기보다는 좀더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라고 응수했다. 

그는 또 “노동당 정부는 해외관광객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국립 박물관, 갤러리들에 대한 무료입장을 실시했고, 일반인들이 누구나 부유한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국립공원들을 새로이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관광산업진흥을 위한 청사진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영국의 관광산업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금융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성장률인, 연간 3.5%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객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호텔의 현대화와 관련업종에 필요한 고급인력의 확보가 과제로서, 이에 대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변화하는 여행 추세의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변화는 노년층 여행객의 급속한 증가추세로서, 영국의 역사와 문화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정부는, 다른 어떤 올림픽 개최도시도 시도하지 못했던, 런던올림픽과 경기부양을 연계하는 야심 찬 관광진흥전략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불법이민과 테러방지를 위해 엄격하게 운용되었던 출입국 통제도, 중국과 인도등 아시아 관광객을 겨냥하여, 과감한 개방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관광증대에 기폭제 역할을 위해, 여왕 즉위 60년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 쥬비리 행사도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 

잠재하는 위험요소와 변화의 물결 

그러나 모든 청사진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방문객들을 수용할 공항과 숙박시설이 부족하고, 북아일랜드의 정정이 불안해 지면서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아이슬란드의 화산 역시 관광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요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국이 관광산업증대를 경제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것이고, 젊은 영국의 시대는 막을 내리면서 또 다시 관록과 전통의 영국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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