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증거자 수녀님들의 숨결 느끼죠"

한국 최초로 수녀들이 수도생활 시작한 영성체험의 장
박물관뉴스 | 입력 : 2008/02/25 [09:10]
▲ 준비된 사람들이 주로 찾아 마음의 평화를 찾아 떠난다고 강조하는 이 안젤라 수녀.     ©박물관뉴스
“박물관등록법에 의해 등록한 유일한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박물관으로 준비된 신앙인들에게 갈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수도원 안에 박물관이 위치해 다른 박물관과 다른 분위기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벌써 7년째 명동성당 안에 위치한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이 안젤라 수녀.
 
안젤라 수녀는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해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에서 학예사라는 신앙의 세계와는 다소 생소한 직책을 맡아 역사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인에게 생소한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98년 한국 선교 100주년을 맞아 개설한 100주년 기념관이 효시였다고 한다. 그러나 100주년 행사를 마치고 그동안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수녀들의 신앙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신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 2004년 현재의 자리에 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물론 박물관 명칭도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으로 변경돼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을 맞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안젤라 수녀는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은 준비된 사람만이 찾는다”며“더군다나 박물관이 수녀들이 사는 수도원 안에 있는 관계로 인해 박물관을 둘러본 많은 사람들이 감명을 받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반 박물관을 방문하는 학생들의 경우 관람기간 동안 시끄럽고 통제가 안되지만 여기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정숙한 분위기를 이해하고 이를 지켜 박물관이 갖고 있는 신앙의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간접적으로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을 견학하기 위해서는 여느 박물관과 달리 사전에 예약하고 시간을 맞춰 안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학예사 수녀인 이 안젤라 수녀의 친절한 설명을 듣게 된다.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가난,정결,순명’ 등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수녀들이 신앙의 지표로 삼고 있는 복음3덕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안젤라 수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의 유물은 다른 국립박물관이나 사립박물관처럼 고가의 유물은 없다. 그러나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가 한국에 들어온 후 그동안 믿음의 증거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수녀님들의 유물과 생활용품,그리고 서적 등이 전시되고 있다. 여기서는 세속적 가치보다는 신앙의 길을 걸어온 성 바오르 수녀들의 신앙의 흔적을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그래서 여느 박물관처럼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나 대중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한국 최고의 성지인 명당 성당을 통해 수도원에 있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을 통해 색다른 체험을 자연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은 매년 기획전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2년 단위로 기획전을 해 성 바오르 수녀회의 역사를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2년 단위로 전시회를 준비하면 많은 유물들이 나온다. 나이드신 수녀님들이 돌아기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아가신 수녀님들의  유물을 정리하는 것이 일이고 이것을 하면 성 바오르 수녀회의 역사가 2년 단위로 정리된다는 의미도 있다.이런 측면에서 제가 학예사로 여기서 일하는 보람을 느끼죠.”
 
현재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에는 성 바오르 수녀들의 유물 등 2천점이 있지만 전시공간에는 이중 엄선된 2백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2백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된 박물관을 둘러보는 동안 신앙의 선배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믿음의 씨앗을 뿌린 모습을 실감할 수 있다.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는 한국에 들어 온 첫 수도회로 지난 1888년 7월 20일 인천 제물포에 도착한 4분의 수녀들에 의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수도생활이 시작되는 역사를 갖게 된다.
이 안제라 수녀는 오는 7월 20일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선교 120주년 행사와 관련한 기획전시를 위해 발걸음이 바쁘다.
 
이 안젤라 수녀는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다른 박물관을 방문할때 와는 달리 정숙과 침묵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둘러 보기를 권했다.
 
“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은 종교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영적체험을 하고 돌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 역사박물관의 안내자인 이 안젤라 수녀.
 
이 안젤라 수녀의 바램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속적인 삶에 지친 마음을 다시 추스릴 수 있는 안식처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는 박물관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 안젤라 수녀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학예사로 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을 환한 미소로 맞고 있다.
▲ 벌써 7년째 역사관을 지키고 있다고 말하는 이 안제라 수녀.     ©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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