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고개가 숙여질까?

김지호 | 입력 : 2011/07/05 [15:38]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분야별로 구축된 기존 네트워크 그룹들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하던 개인들이, 이제는 직접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어 인맥을 쌓으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소홀하면 비즈니스도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 소셜 네트워크의 일등 공신 스마트폰 판매숖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이러한 추세를 타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미국에서 시작하여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로 퍼지면서 지난 수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한국의 싸이월드에 비해 5년이나 늦은 2004년에 시작했지만 미국과 영어라는 강점으로 현재 7억의 가입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은 SNS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의 씽크탱크 연구센터인 PEW에 의하면 현재 SNS 사용자의 92%가 페이스북, 13%가 트위터에 가입해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 Regus에 의하면, 영국 기업의 1/3 이상이 비즈니스 신장을 위해 SNS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가입한 기업은 2010년 33%에서 2011년에는 41%로 증가했으며, 설문 조사한 기업들의 1/3이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 캠페인에 20%까지의 예산을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Regus의 셀리아 돈 이사는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킹은 이제 분명히 상업계에 진입한 것이다, 특별히 영국에서는 그렇다.”고 해석했다. 이사는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런 채널을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 제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아시안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의 보고서는 ‘대부분의 아시아의 기업들은 아직도 인쇄물과 같은 전통적인 광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의 효과와 영향력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아시아 기업들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친구들의 추천에 의해 비즈니스가 신장될 것이라고 보는 타 지역 기업들의 생각에 따르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구체화 되는 법의 통제

SNS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그에 따른 시비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배관공인 이언 푸딕씨는 아내와 내연남의 불륜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푸딕씨의 아내와 10년간 불륜관계를 맺어 왔던 백만장자 내연남 헤인즈씨로부터 소송을 당했기 때문이다. 푸딕씨가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불륜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정신적인 고통과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헤인즈씨는 온라인을 통한 괴롭힘으로 인해 상담을 받아야 했고, 결국은 임원으로 근무했던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정에서 “내가 불륜을 했다는 것을, 고마운 인터넷 덕분에, 온 나라 사람들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불륜에 대한 그래픽이 들어간 편지들이 이웃들에게 배달되고, 가짜 프로필로 SNS를 사용하여 동료들과 거래고객들에게 알림으로써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딕씨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폭로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의 변호를 맡은 마이클 월킨드 법정 변호사는 헤인즈씨가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것은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경비로 처리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헤인즈씨가 부정직하고 기만적인 사람이 아니냐면서 “웹사이트의 어느 부분에 대해 투덜거리느냐? 헤인즈씨는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을 때 느끼는 고통 정도만 당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사건은 SNS가 내포하고 있는 사생활 침해와 표현의 자유라는 양면성이 법의 심판대에 올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정은 결국 푸딕씨의 손을 줬다. 불편한 진실을 밝힌 부분을 제외한 모든 혐의에 대해 푸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푸딕씨는 법정을 나오면서 “이는 작은 인간의 승리이며 자유 발언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반면 지난달에는 재판 중에 페이스북을 통해 피고와 채팅을 한 배심원 죠안 프라일씨가 배심원 수칙의 선서를 위반한 법정모독죄로 8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이 케이스는 인터넷이 관련 된 최초의 법정모독 판결 사례로 기록되었다.    

▲  과연,  빅 이슈 ?        ©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사생활 보호가 당면 과제

개인들의 표현욕구를 충족시키며 폭넓은 인맥형성과 정보교환을 실현해 주는 소셜 네트워크가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을 적절히 보완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와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다. 그로 인해 소셜 네트워크 자체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인간의 욕구로 인해 네트워킹을 외면하기도 어렵지만, CCTV에 감시되듯 노출되는 것 또한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거침없어 보이던 페이스북에도 최근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인사이드 페이스북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미국 8백만 캐나다 150만의 가입자가 감소했고 영국, 노르웨이, 러시아 등 유럽에서도 각 10만씩 정도 줄어 든 것이다. 

페이스북의 창업과정을 다룬 영화인 '소셜네트워크'의 작가 애런 소킨이 자신은 최근 페이스북을 탈퇴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제시 아이젠버그도 페이스북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프랑스의 칸 국제광고제에 참석한 소킨은, 미국의 유명 프로그램인 더 와이어의 제작자 데이비드 사이몬을 만난 자리에서, “소셜미디어는 마치 나를 현관에 앉아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늙은이와 같이 만들었다.”고 푸념했다. 사이몬도 “헤드라인처럼 모든 것이 빠르지만 깊이가 없다, 하지만 삶은 복잡하다.”고 소셜네트워크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러한 일들을, 21세기의 공룡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경고의 작은 징후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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