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교육부의 훈육지침 변경을 보면서

문모근 기자 | 입력 : 2011/07/12 [14:43]

영국 정부가 학교폭력 등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제재하고 학생들의 교권 침해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교사의 물리력 사용을 허용하는 새 훈육 지침을 내놨다.

7월11일 영국교육부가 발표한 훈육지침을 들여다보면 요즘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이 우리나라나 영국 등 국제적으로 잘못돼도 너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웅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이 변경된 것은 나라의 경게사정이 어려웠던 1970년대 산아제한 정책을 수립하고 공표하면서부터다. 그 당시 우리나라 정부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국가 선진화는 산아제한부터’라는 각종 슬로건을 내 걸고 국민에게 산아제한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향토예비군 동원훈련을 나가면 불임시술을 받은 예비군은 해당 동원훈련에서 면제시켜 주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동원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 그에 가장 앞서 움직인 단체가 ‘대한가족협회’이다. 지금은 ‘인구보건복지협회’로 명칭이 바뀌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산아제한을 하면서 자식을 적게 낳다보니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다. 바로 개인주의의 팽배가 그 중 하나인데, 예를 들어 식당에서 어린아이가 떠들고 뛰어다니며 식당분위기를 험악하게 하는 행위를 보고도 꾸지람이나 제지하지 않는 젊은 엄마를 두고 손가락질을 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식만 끔찍하게 생각하는 학부모를 통해 선생님의 체벌이 선생님을 향한 폭력과 폭언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익숙하게 보아오던 터다.

그러면서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요즘 학부모들의 극성이 하늘에 닿았으니까, 교권이 무너진지 오래니까.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교육현실을 외면하곤 했다.

반면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도 도마에 올라 교장이 교사를 몽둥이찜질을 했다거나 고등학생이 담임선생님을 폭행했다거나 초등학교 교사가 반나체로 학생들을 훈시했다거나 하는 낯 뜨거운 보도를 접하기도 했다.

이번에 영국교육부가 발표한 변경된 훈육지침을 보면 영국교육부의 고충이 이해가 될 만하다. 그들은 먼저 학생을 몸으로 제지하거나 팔 잡아당기기를 허용했다. 또 학생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물리력의 사용을 허용했다. 그리고 학생간의 싸움과 교사, 학생들에 대한 공격을 제지하기 위해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했다.

또 교사들의 행동에 대해 악의적으로 거짓 주장을 펼친 학생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내용이지만 학생이 마약이나 술, 무기류의 소지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학생 동의 없이 가방과 사물함을 수색하는 것도 허용했다.

물론 영국에서 이런 훈육지침을 적용해야 할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소수의 학생이 전체의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면 분명히 적용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지침이다.

영국교육부의 새로운 훈육지침을 보면서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다시 돌이켜보면 세계경제력 13위의 선진국이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진학하는 비율이 95% 이상이라는 통계를 자랑하는 나라, 문맹률이 제로라고 자랑하는 나라의 인성과 도덕교육은 정말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참에 영국교육부의 훈육지침을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그대로 베껴와 국내 지침으로 발표하는 것은 어떨까. 원래 선진국이 하는 정책은 모두 옳다고, 좋은 정책이라고 맹목적으로 믿는 위정자와 정치인들의 특장점이 아닌가. 선진교육지침은 왜 베끼지 않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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