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PBR 최하위권 지속 이유가?

규제와 낮은 배당이 원인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 사태 등 금융 후진성 반영
하상기 기자 | 입력 : 2024/08/13 [11:33]

한국 은행들이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과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시장 상황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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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은행들은 비교적 양호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청산가치 이하로 평가되고 있다(기사와 관련없음)존리 유투브 화면 캡쳐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한국 주요 은행 및 금융지주의 PBR은 평균 0.42배로, 2011년 이후 9년째 1배를 밑돌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자산 건전성이 저하된 것과 달리, 한국의 은행들은 비교적 양호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청산가치 이하로 평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은행들은 높은 자산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도한 규제와 낮은 배당, 그리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지 않고도 비교적 양호한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BR이 낮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세계 51~100위권의 주요 은행들의 평균 PBR은 1.22배인 반면, 한국의 은행들은 0.46배에 불과했다. 이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 부채위기를 겪은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우리은행이 전임 회장 손태승의 친인척에게 부적절한 대출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사건등 끈임없이 일어나는 금융권의 비리도 영향이 있다. 우리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사태로 인해 내부 통제와 거버넌스의 문제점이 부각되었으며, 이는 한국 은행들 전반의 신뢰도와 PBR 하락등에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친화적인 규제 완화, 배당 확대,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자의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금융지주의 대규모 인수합병(M&A) 활동이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국 은행들의 PBR 문제는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은행 경영의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향후 금융 당국과 업계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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