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제 뇌경막 이식 23년 후 광우병 증상 첫 사망

이민혁 기자 | 입력 : 2011/11/29 [11:13]
▲     © 네이버 건강 자료 캡쳐

 
국내서 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뚫려 뇌기능을 잃게 되는 치명적 전염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하 CJD)’ 증상으로 사망한 사례가 공식 확인됐다.
 
29일 질병관리본부와 한림대의대 김윤중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의 생체조직을 꺼내 동물실험을 한 결과, 국내 첫 ‘의인성 CJD(Iatrogenic CJD)’ 환자로 최종 판명됐다고 전했다.
 
이 질환은 감염 후 잠복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지만, 발병 이후에는 생존기간이 1년 정도로 짧은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에 처음 확인된 의인성 CJD의 경우 지금까지 20개국에서 4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의 감염원인은 사망자의 뇌 경질막 이식, 뇌하수체 호르몬 이식, 각막 이식, 신경외과의 감염된 수술 장비 등이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이 환자는 23년 전 뇌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CJD 감염 사망자의 인조경막을 이식했다가 CJD에 전이된 ‘의인성 CJD’로 확인됐다.
 
김 교수팀은 특히 사망 환자의 뇌경질막을 추출해 동물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이 제품이 CJD 감염의 원인이었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라이요두라' 불리는 이 제품은 1969년 독일 '비브라운'사에서 만들었으며, 인간 사체의 뇌경막을 이용해 만들었고, 신경외과 수술에서 사용된다.
 
1998년 설립된 식약청도 수입한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라이요두라는 과거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1987년 4월 이전에 생산돼 프리온에 대해 불활성화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라이요두라는 사용된 지 20여년이 경과해 현재 관련 자료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다만 이번 사례가 1987년 제품을 이식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식받은 환자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추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CJD 환자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따라서 사망 환자가 제품을 이식한 1987년을 전후해 국내 대학병원 등을 중심으로 이식사례, 제품 사용현황, 환자 발생 및 사망 여부 등을 역추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가 지난 7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건당국의 후속 조치가 늦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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