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프레스콜 현장!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이 주요장면 시연, 연출가와 함께 공개인터뷰 진행해
박세은 기자 | 입력 : 2011/12/05 [16:14]


지난 12월 2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프레스콜 행사가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장면은 ‘그가 그것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생리와 폐경’ 등 총 8장면으로 이번 공연의 주연을 맡은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이 무대에서 50분가량 연기를 선보였다.

 

 
 
 


주요 장면의 시연을 마친 후 연출가와 배우들이 참석한 공개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여진 배우는 “내가 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데가 있다. 평소에도 연극 전에는 ‘보지’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입에 올려보지 않았다. 내 생애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그 단어 자체가 혁명에 가까웠다. 그 어떤 사회적, 정치적 단어보다 입에 올리기 힘들었다. 그만큼 파괴력이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하 배우는 “연습 초반에는 여성의 성기를 입으로 말하는 순간에 얼굴도 빨개지고 목소리도 떨리고 그랬다. 지금은 그 말을 할 때 유쾌한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일부러 내뱉기도 한다. 이 작품을 하면서 내 자신이 한 여성으로서 굉장히 도움이 됐다. 관객들 또한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8년 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다 이번 작품으로 첫 연극 데뷔를 하게 된 정영주 배우는 “노래 안 하는 무대 올라간다고 좋아했는데 노래를 안 하는 만큼 더 노력해야 하는 무대였다. 18년 동안 뮤지컬을 해오면서 노래로 발산했던 무대를 연기만으로 설득력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관객분들이 공연에서 여성의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지금껏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무대에 서왔던 배우 중에서 최연소 배우라고 밝힌 정애연은 “이번 작품은 여성의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어서 좋다. 작품을 하면서 여성의 성기가 처해진 여러 일들을 알게 됐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들이 성을 주제로 성토대회를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어렵지 않나. 내 스스로도 이번 작품을 계기로 여성의 성에 대해 성숙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리 연출가는 이번 10주년 공연의 중점에 대해 “특별한 상처를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토크쇼와 연극을 결합하는 방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극중 인물을 연기했다가 돌아서서 소파에 앉으면 배우 자신으로 돌아와서 수다를 떨어야 하는 ‘넘나듦’을 중시했다. 상황극과 토크쇼가 부드럽게 전환되면서도 둘의 구분을 명쾌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어려운 배역을 잘 소화해준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한, 관객들에게 “여성의 성기, 여성의 성의식에 대해서 여성 자체가 친밀하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 작품을 보고 난 뒤에 파트너와 함께 성을 창의적이고 주체적으로 가꿔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시인, 사회운동가, 시나리오 작가인 ‘이브 엔슬러(Eve Ensler)’의 작품이다. 그녀가 직접 각계각층의 200여 명이 넘는 여성들과의 내밀한 인터뷰를 통해 써내려 간 원작 이야기를 모놀로그 연극으로 작품화했다.
 
이번 10주년 공연은 특히 ‘아가씨와 건달들’, ‘광화문 연가’, ‘서편제’ 등 한국 대형 뮤지컬을 연출한 대한민국 뮤지컬 대표 연출가 이지나가 프로듀서로 데뷔하고, 뮤지컬 프로듀서, 평론가로 더 잘 알려진 이유리 교수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지난 12월 2일을 시작으로 내년 1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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