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이사제도가 유일한 대안

쓰레기들이 주인공 행세하는 것은 막아야
런던타임즈 | 입력 : 2008/04/13 [07:07]
▲유럽에서 유일한 한인촌이 형성돼 있는 영국 뉴몰든 2006년 월트컵  당시 재영한인들    ©런던타임즈

영국 한인사회가 지난 2007년 신임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싼 분란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근 반년 가까이 지속된 선거관련 시비로 인해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한인회의 기능은 엔진정지 상태이고 결국 이러한 갈등은 영국법정까지 견인차량에 끌려 가는 판국에 이르렀다.

신임회장이 등장할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선거관련 시비로 인해 한인사회의 배터리는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방전되어 자동차 시동을 켤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영국뿐만이 아니다. 이민 역사가 백 년이 넘는 미국을 비롯한, 직선제로 한인회장을 뽑는 한인회가 존재하는 모든 재외 동포사회가 홍역처럼 치르고 있는 공통된 선거 후유증이다. 뉴욕과 센디에고도 한인회장 선거관련 법정시비가 벌어져 한국인의 위상 추락에 앞장서고 있다.

아무리 엔진성능이 뛰어난 자동차라 해도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라면 이미 그 차는 도로에서 주행금지가 되어야 한다. 
브레이크장치가 고장 났거나 아예 없애버린, 한인회장이 모는 자동차로 인해 교통사고가 빈발해도 어느 누구 제지할 수 없었던 것이 대부분 재외 동포들의 한인회 정관이다.

영국의 경우 정관을 다룰 이사 임명권과 감사 임명권 등 모든 권한이 한인회장에게 주어져있다. 한인회장의 눈밖에 난 사람은 이사직에서 밀려나고 회장에게 아부나 할 줄 아는 인사들이 한인회를 장악하고 있는 꼴이다.

입법권 곧 한인회 정관을 변경시킬 수 있는 이사들에 대한 임명권이 한인회장에게 있다면 이는 국회의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정부내각에 해당하는 한인회 임원들에 대한 임명이 회장 독단으로 되고 있는 것은 행정부 조각권이 통수권자에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임원 임명에 대한 이사들의 견제장치는 최소한 담보돼야 하는 것 아닌가.
 
한인회장의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임명된 이사들과 임원들이 한인회장을 견제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사들 가운데 감사가 추천되어 한인회장이 선임한다면 그 한인회는 말 그대로 일당 독재인 왕권통치라 할만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한인회장직이 추대에서 자유 선거로 바뀌었다면 당연히 그 자유행사에 따른 책임론이 정관에 명시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인회 정관 어느 부분에도 한인회장을 견제할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설혹 있다 하더라도 한인회장이 자신이 임명한 이사들을 통해 자기입맛에 맞게 바꿔버리면 그만이다. 

자유만 있고 책임이 없는 현 영국 한인회 정관 같다면 이는 없는 것만 못하다. 眼下無人의 괴물 한인회장을 만들어주는 역할밖에 못하는 정관이라면 일찌감치 폐기 처분하는 것이 옳다.

동포사회에서 돈 문제가 아닌 자존심 싸움으로 시비거리가 되어 해당 국가 법정으로 달려가는, 한마디로 배부른 사람들이 한인회의 위상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 해외 동포 한인사회가 보여준 어두운 단면이다.

등 기댈 바람벽조차 없는 해외에서 일가족을 이끌고 하루 하루의 삶에 벅찬 숨을 내쉬어야 하는 이민 동포들이야 이들 배부른 자들이 벌이는 싸움판에 기웃거릴 여력조차 없다. 다만 이들 배 따습고 등 따신 사람들이 벌이는 호사스런 법정시비 불똥이 해외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대부분의 말없는 한인들에게 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촌을 형성하고 있는 뉴몰든 지역에 발을 디디지 말라는 말이 유학생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있다. 뉴몰든에 사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사기꾼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이들 배부른 사람들 덕분이다.

한인사회의 구성원이라면 구성원으로써의 몫을 다해야 한다. 같은 한인이면서 한인사회 되어가는 꼴에 침이나 뱉을 줄 안다면 이는 머리끄덩이 잡고 쌈질하는 사람들이 더 설치게 하는 것이다.

벌써 이러한 조짐은 영국 한인사회에서 연기를 피우고 있다.
영국 법원의 명령에 따라 새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가 몇 몇 여론몰이꾼들의 나팔수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가 결국 한인사회의 저항에 부랴 부랴 임시총회 날짜를 잡은 것이 그 대목이라 할 것이다.

법정 명령에 분명 임시총회를 개최하라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원들끼리 재선거 날짜를 잡고 출마자들까지 제한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불과 며칠 만에 슬그머니 누그러졌다.

이러한 불화를 기회로 언감생심 한인회장이라는 완장에 눈독들인 인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가 출마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한인회가 브레이크 없는 벤츠가 되어 해외 바닥을 질주하게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석이 된 한인회장을 가능한 한 빨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먼저 자동차를 고쳐놓고 운전수를 뽑을 일이지 뽑힌 운전수보고 차를 고치라고 한다면 누가 하겠는가. 그것도 자신의 족쇄를 채우는 정관개정작업이라면 어느 한인회장이 그 십자가를 지겠는가 말이다.
막가파 한인회장이 운전하는 한인회라면 차라리 해체하는 것이 백 번 옳은 결정이다.

올바른 사고를 가진 한인회장이 선출되기만을 바라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혹 한인사회에서 존경 받는 자가 한인회장에 선출된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정관에서는 괴물로 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부추김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선출직 이사제도만이 반복되는 감투싸움을 중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제도로 이는 한인회에 브레이크 역할로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선출직 이사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한인회장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이사선출에 따른 혼란 어쩌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뻔한 수작이다.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이사직이라면 출마 당사자가 어느 정도 한인사회에 기여한 전력이 있어야 하며 한인사회에서 올곧게 살아온 내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출된 이사들이라면 한인회 이사라는 직함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것이며 또한 한인사회에서의 존경심 또한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선출직 이사제도를 반대하는 면면을 볼작시면 공정한 자유선거로는 애당초 한인회 근처에 얼씬거릴 수 없는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선거꾼들을 통한 협잡질만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에 패어플레이를 전제로 하는 이사선출제도에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회고 쓰레기 같은 부류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과 공존해야 하는 것이 사회라는 것이다. 다만 쓰레기들이 주인공 행세를 하는 것만은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한인회장을 견제할 선출직 이사들이 존재한다면 해외동포 한인회가 더 이상 한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고뭉치 한인회로 비난 받기 보다는 차라리 한인회의 해체가 미래시대를 위해 더 나은 결정이 될 듯도 하다만 아직 감투에 목숨 거는 인생들이 많은데 어찌하랴.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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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타 2008/04/13 [08:02]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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