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朝․中․東이 버린 ‘광우병 활시위’ PD수첩이 겨눠

언론중재위 반론보도 결정, ‘직권조정’ 아니라 ‘직권남용’ 아닌가
안상민 기자 | 입력 : 2008/05/20 [16:06]
mbc pd 수첩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반론 보도를 하라는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졌다.

19일 언론중재위원회 서울 제6중재부는 “지난달 29일 방영된 mbc pd 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서 ‘쓰러지는 소’ 관련 동영상에 대한 농식품부의 반론이 받아들여졌다”며 “pd수첩 측은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하라”고 직권 결정했다.

언론중재위가 방송에 대해 지적한 부분은 ‘쓰러지는 소’ 동영상 속에는 광우병에 걸렸다는 어떠한 증거가 없다는 점과 인간 광우병으로 의심됐던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에 대한 보도 역시 5월 5일 미국 농무부에서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중간발표가 있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언론중재위의 지적 역시 오류가 있다.

언론 중재위는 “쓰러지는 소 동영상은 광우병에 걸렸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각종 골절 및 질병, 대사장애 등으로 다양한 현상이 기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동영상 속의 ‘쓰러지는 소’가 광우병이 아니라는 증거 역시 없다.

대체적으로 소가 쓰러지는 현상은 광우병에 걸린 소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농심위의 결정 역시 오류가 있다.

특히, 29일 방송에서 지난 2월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에서 공개한 동영상에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소를 미국 도축장 인부들이 강제로 일으키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미국은 2003년 광우병 발생 후 주저앉는 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동영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강제로 소를 일으켜 세워 도축을 하는 경우 그 소들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없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도축이 된다면 실제로 광우병 소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도 알 길이 없고 이미 도축돼 그대로 우리 식단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한국인은 특정 유전자형이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영국인의 3배, 미국인의 2배”라는 내용에 대해서 언론중재위는 “유전자형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는 유일한 인자가 아니다”는 농식품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재방송을 권고했다.

이 부분에서도 국민들에게 명백히 밝힌 내용은 아무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해명 역시 없는 상태다.

유전자형에 따라 광우병에 걸릴 위험보다 우리 국민의 식습관을 알았더라면 이러한 발표도 쉽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광우병 위험물질에 노출된 등뼈 등 부위를 즐겨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볼 때 유전자형을 떠나 어떤 경우에도 영국인이나 미국인 보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높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번 언론중재위의 직권조정을 아이러니컬하게 만드는 것은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이 동영상의 소들 중 광우병에 걸렸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소들이 실제로 광우병 소인지 여부도 알 길이 없다. 이미 도축돼 식용으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부분이다.

즉 “언론중재위가 직권 조정한 내용 중 상당부분이 이미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내용”이라는 pd수첩 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결국 pd수첩 역시 광우병 소라는 확신을 두고 보도한 것이 아니라 위험성에 노출됐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되풀이 된다.

이를 볼 때 결국 농식품부의 권고에 따라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언론중재위는 비난여론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에 대해 언론중재위는 “이번 보도가 국론을 분열시킬 정도의 민감한 사안이기에 중재부가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판단해 직권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농식품부의 권고에 따라 결정한 언론중재위의 ‘직권남용’으로 이해된다.

이번 직권조정으로 인해 pd수첩이 반론보도를 하는가. 추가보도만 하는가에 따라 한국 언론의 앞날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pd수첩의 보도는 누가 봐도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방송이 아니라 국민에게 광우병의 심각성을 알린 공정한 보도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언론중재위의 직권조정이 결정된다면 앞으로 광우병에 대한 심도있는 보도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고 결국 국민들은 알권리를 잃은 채 광우병 공포로부터 항상 떨고만 있어야 한다.

메이져 3대 신문사에서도 겨누지 못한 ‘광우병 화살’을 겨눈 mbc pd수첩‘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원본 기사 보기:한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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