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美國 大選 ‘트럼프의 리턴매치’

소정현기자 | 입력 : 2024/01/29 [01:10]

 

 

 

 

트럼프 전폭지지 바이든과 본선 대결

 

코커스(Caucus)와 프라이머리(Primary)’는 미국의 50개 각 주()에서 대통령 후보를 뽑을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유권자는 당원 대회인 코커스와 예비 선거인 프라이머리를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을 선출한다.

 

특히 완전국민경선제(完全國民競選制) 또는 프라이머리(primary), 당의 선거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당에 속하는 당원들의 지지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 속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도 후보자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선제도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의 후보자를 결정하게 되는 예비선거를 일반 대중에 개방토록 한 제도에서 비롯되어 완전국민경선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에 따라 대통령 후보들은 각 주를 순회하며 예비선거를 하게 된다. 다만 미국은 주마다 선거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한 주도 있고, 도입하지 않은 주도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두 번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primary, 예비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느긋한 승리를 거두며 후보 지명에 성큼 다가섰다. 트럼프는 지난 123일 진행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55%를 득표해, 43%를 얻는 데 그친 경쟁자 니키 헤일리(Nikki Haley)’ 전 유엔 주재 대사를 여유롭게 따돌리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헤일리를 예상 밖의 큰 표 차로 따돌리며 압승한 것이다. 중도·온건 성향 유권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했을 때 트럼프가 근소할 표 차이로 앞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홀가분하게 승리한 것이다.

 

더욱이 뉴햄프셔주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경선 방식을 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 및 무당층이 많기 때문에 다른 주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새로운 기록도 갈아치웠다.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공화당 첫 경선으로 자리 잡은 1976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아닌 대선 후보 중에서 처음으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연승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5일 열린 공화당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나머지 후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주 경선 역사상 그 누구도 12%p 이상의 차이를 거두며 승리한 후보는 없었다. 트럼프와 2위 후보 간 득표율은 30%p에 육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디샌티스 후보는 21%, 헤일리 후보는 19%를 기록했다.

 

디샌티스(DeSantis)’ 주지사는 아이오와주에서 2위를 차지한 뒤 공화당 유권자 다수가 트럼프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는 게 명확하다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따라서 이번 프라이머리는 헤일리와 함께 2위를 다투던 디샌티스플로리다 주지사가 트럼프를 지지하며 사퇴한 뒤 양자 구도로 벌어진 첫 대결이어서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반면, 트럼프의 맞수 헤일리는 하차 없이 경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의 경선 지속 여부는 다음 달 2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크다. 이곳은 헤일리가 2011년부터 6년간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이다. 만일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큰 격차로 승리한다면 헤일리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지난 1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초반 2연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한 공화당 트럼프의 대세론에 한층 힘이 쏠리면서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대통령 간 4년 만에 맞붙는 리턴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부통령 런닝메이트 누가 될까

 

오는 112024년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리턴 매치로 굳혀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자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3의 후보가 늘어날수록 그 격차는 한층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CAPS-해리스폴이 지난 117~18일 미국 유권자 23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 바이든 대통령(41%)7%포인트 앞섰다. 양자가 아닌 3자 대결에는 격차는 확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 바이든 대통령은 33%로 격차는 8%였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CNN 방송과 뉴햄프셔대학이 지난 16~19일 뉴햄프셔 유권자 12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0%로 선두를 달렸다. 2위인 헤일리 전 대사는 39%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11%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제3의 후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한층 더 흡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1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폐막 이후 지지율 4위 후보인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까지 사퇴한 이들까지 더하면 경선 주요 후보 대부분이 트럼프 지지 대열에 합류했고,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던 극우 성향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했던 표심 상당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이동하면 50%를 넘어선 트럼프 지지율이 60%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CNN 등은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77) 전 미국 대통령이 미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2연승을 거두면서 존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이 가시화되자, 그의 러닝메이트가 될 부통령 후보가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 강성 이미지를 보완해줄 인물이 될 것이란 추론이다. 더욱이 트럼프가 여성이나 흑인 남성 유권자층에서 입지를 굳히고 중도층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여성이나 흑인 남성을 러닝메이트(부통령)로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충성심역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이에 따라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모두 여성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엘리스 스터파닉 뉴욕 하원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등이다. 또 유일한 공화당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 벤 카슨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흑인 인사들도 거론된다.

 

벅찬 과제, 모든 시나리오 대비

 

트럼프 대항마로 기대를 모아온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 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공화당 코커스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자신을 트럼프가 외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운동의 일부라고 지지한다. 트럼프는 청년과 노년층, 남성과 여성 할 것 없이 사회 전반의 지지도 얻어냈다.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등 사법 리스크변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이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을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 11월 미 대선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으로 귀환한다면 한국이 직면할 리스크는 다른 나라들과 견줄 수 없을 정도다.

 

경제적으로도 트럼프는 취임 첫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부터 폐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이 법이 폐기되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한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공급망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이 더 양자택일 구도에 몰릴 수도 있다. 또한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일괄적으로 10% 이상 올리겠다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동맹에 대해서도 관세 장벽을 높이겠다는 뜻을 명료하게 밝혔다.

 

심각해지고 있는 북핵 위협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계속 한-, ··일 협력에만 기대면 별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동맹을 무시하는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무대책은 허망한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모든 사안에서 관성적으로 미·일 일변도 외교에 집착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위험 분산을 위해 중국과의 외교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북한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물밑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미국의 영향을 누구보다 크게 받는 대한민국은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윤 행정부는 외교·안보·경제 정책의 모든 것을 미국에 과도하게 의지해온 기조를 바꾸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며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은 물론이고 트럼프 2기가 출범해도 우리 국익에 타격이 최소화하도록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하나하나 쉽지 않은 벅찬 과제들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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