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필) ‘엄마의 엄마가 되고 싶어’

딴신(Tan Sin) 한국명 윤지은 | 입력 : 2024/03/04 [00:55]

딴신, 네가 지금 하는 것은 별로야. 네가 정말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엄마는 항상 나를 격려해 주거나 위로하지 않아 슬펐다. 언젠가 한 번은 우리 엄마가 정말 나를 낳은 걸까? 아니면 나를 주워다 기르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 한 적도 있다. 엄마는 내가 뭘 하고자 하든 먼저 응원하지 않고 비난하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반드시 해낼 거야.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엄마한테 보여 줄 거야.”라고 다짐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도 혼자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 일이 많아졌다. 공부, , 친구, 학교생활, , 가족을 위해 내가 해야 할 것들.

 

부자 아닌 우리 가족을 위해 엄마 혼자 돈을 벌고 있지만, 엄마는 아프면 병원에도 안 가고 집에서 약만 먹으면서 아픔을 참았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아프면 당장 병원에 데리고 갔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안에 너희 병은 어떤 병이라도 내가 꼭 치료해 줄 거야.”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식들만 생각하는 엄마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꼭 부자가 되어 엄마에게 좋은 것들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왜냐하면 한국어는 나와 내 엄마를 가난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우리의 삶을 확실하게 바꿔 줄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고생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고 노력이라는 단어를 새기며 명심하였다. 그렇게 잘하려는 내 모습을 엄마한테 보여 주었지만, 역시 엄마는 아무 말씀도 안 하고 계속 웃기만 하셔서 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친척들한테 내 딸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알아? 또 만점 받았어!”라고 칭찬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엄마 친구들한테도 나를 자랑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면서 엄마가 나를 비난하는 게 진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는 나를 나쁜 뜻으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원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거다. 칭찬을 받은 내가 자만에 빠져서 건방진 모습으로 자랄까 봐 그러신 거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나는 엄마 때문에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고, 지금처럼 한국인들과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어로 많은 활동을 하면서 여러 팀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으니, 나의 꿈이 점점 이루어지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공부하는 데 필요한 것, 나의 취미,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셨다. 가끔 다른 부모님처럼 해주고 싶어도 돈 때문에 할 수 없을 때는 엄마 혼자 울면서 가슴 아파하실 때도 많았다.

 

누구보다 엄마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엄마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 언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가 지금은 한국어로 돈을 벌고 있다.

 

▲   나의 유아 시절 엄마와 함께 

 

또한 엄마 때문에 나의 새로운 취미도 찾았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엄마를 보고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엄마도 어린 나이에 나처럼 하고 싶은 취미가 있었고, 꿈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보다 작가가 되어 소설을 쓰고 아름다운 곳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일을 하다 힘들고 지칠 때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내가 좋아하는 나라에 여행도 가고 싶다. 이러한 나의 꿈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구름보다 높게 올라갈 수 있다면 해 봐.”

 

그 말은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이제는 내가 이만큼 자라서 혼자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는 나를 보고 엄마도 나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고 격려해 주며 나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신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몸이 안 좋아 자주 아프다고 하신다. 엄마는 내가 아프면 밤잠을 안 자고 하나님한테 울면서 기도했었다. 돈은 없어도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사다 주셨다. 내가 울면 토닥여 주고, 나쁜 꿈을 꿀 때 내 옆에서 노래도 부르며 안아 주셨다.

 

엄마의 말씀, 엄마의 미소, 엄마의 눈물’. 엄마의 전부는 나를 위해서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주신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엄마가 나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그렇듯이 내가 다시 엄마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돌려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다. 그것은 엄마가 지금보다 더 늙어서 힘들어하실 때가 오면, 그때는 내가 엄마 곁에서 엄마의 엄마가 되어, 지금 나의 엄마처럼 엄마를 돌봐드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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