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20년새 3배 증가, 52% 알아도 방치"

대한간학회 | 입력 : 2008/10/20 [13:26]
대한간학회(이사장 이영석, 가톨릭의대 내과)는 10월 20일 제9회 ‘간의 날’을 기념해 지방간을 주제로 ‘제9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진행한다.

특히, 이날 대한간학회는 올해의 주제로 선정한 지방간과 관련해 새롭게 조사 분석한 유병률 및 환자와 일반인들의 인식도 조사 결과가 토론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 토론회의 주요 내용은 ▲ 지방간질환의 원인, 치료와 예방 ▲ 한국 직장인의 지방간질환, 무엇이 문제인가? ▲ 지방간질환과 음주에 대한 일반인 및 환자의 인식도 조사에 대한 결과이다.

올해는 알코올성 지방간뿐 아니라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대사증후군의 증가와 관련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문제를 통해 지방간 질환의 최근의 추이를 살펴보고 우리사회에서 지방간 질환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지난 20년간 지방간 3배 증가했다.

대한간학회가 1988년부터 2007년까지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총 75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20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10% 대였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최근 30%를 기록했다.

40대 남성의 음주는 위험, 알코올성 간질환이 급격히 증가

전체적으로는 30,40,50대 남성에서 우세하며 이는 사회생활로 인한 음주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5년간 남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20,30대에서는 비슷한 차이를 보이며 증가하다가 40대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크게 역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0대의 음주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20대 유병률 최근 10년 간 2배 증가

20대 유병률이 최근 10년간 급속히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그 동안 지방간은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이 되어왔으나 최근 20대 유병률은 2002년에 비해 2007년의 경우 11.5%에서 21.4%로 2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볼 수 있다.

지방간 유병률 약 30%,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율 증가, 서구의 성인 유병률과 비슷

전체 지방간 유병률이 약30%이고 이중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율이 50%를 넘어서, 미국 및 유럽의 성인 유병률과 비등한 수준에 이른 것도 주목해야 할 문제이다. 최근 5년간의 데이터 분석 결과, 2003년 14.5%, 2004년 11.5%, 2005년 15.0%, 2006년 15.3%, 2007년 16%로 최근 5년간 전체 지방간 유병율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차지하는 비율 이미 50%를 상당히 넘어선 수치이다. 더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인구 상승과 함께 추후 계속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알코올성 지방간과 대비하여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50대 이후 남성 유병률에 근접해져

50대 이후 여성 유병률의 급격한 증가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증가와 밀접하다. 87년과 2007년의 여성 유병률 단면을 비교한 결과 29세 이하에서는 2%, 30대 5%, 40대 8%로 10%미만의 차이를 보이던 것이 50대 15% 60대 16%로 50대 이후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또한 60대에 이으러 지방간 유병률은 여성과 남성의 유병률은 비등한 수준에 이르게 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남녀의 유병률 차가 줄어드는 경향은 여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관련이 있다.

만성대사질환의 동반질환으로 위험도 더욱 높아져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최근 5년간 비만과 상관관계가 있는 당뇨병, 고혈압,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지방간 질환동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당뇨병환자의 65% 고혈압 환자의 48% 대사증후군환자의 36%에서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최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대사질환의 급증으로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더욱 높아진 것을 나타내며, 이로써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질환에서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 된 셈이다.

환자와 일반인들의 지방간에 대한 인식은 저조했다.

대한간학회가 2008년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전국 12개 병원에서 간질환자 및 건강검진을 받은 1775명을 대상으로 지방간 및 간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응답자의 구성은 내원자 1620명, 일반인 135명으로 이루어졌다.

지방간, 알아도 방치하는 질환으로 나타나

일반적인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는 지방간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기는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면 만성간질환 및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 및 c형 간염에 대해 3명 중 1명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0%는 지방간 또는 간염증 수치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으나, 실제 지방간 질환자의 52%는 지방간으로 진단을 받고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방간질환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은 지방간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

술 권하는 사회 및 사회생활이 지방간 키워

무관심과 방치 속에 간은 커가고 있다. 분석결과 응답자 3명 중 1명은 자신의 음주량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질환이 있는 그룹의 한 달 음주량은 7.25병으로 간질환이 없는 그룹의 4.52병 보다 1.6배 가량 높게 나타났으며, 한 달에 소주 8병 이상 마시는 사람 중 71.1%는 자신의 주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일주일에 소주 8병 이상 음주자들은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병원에서 금주를 권고 받아도 6.9%는 술을 계속 마시겠다고 응답했고, 15.7%는 노력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자신의 잘못된 음주로 지방간에 걸렸어도 술을 끊기 힘든 것으로 술 권하는 우리사회의 음주행태를 반영하며, 간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고등학교 이상의 고학력자에서 음주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알코올성 간질환이 사회생활과 밀접함을 보여준다.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 증가하지만, 치료 의지 부족으로 치료는 어려울 듯

지방간 발병, 간수치 이상, 간질환 발병 빈도는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으로 이어지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비만인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병원에서 지방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빈도가 3.5배, 간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빈도가 2.2배 높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29%는 병원 권고가 있더라도 체중감량을 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체중감량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분석한 비만률 1998년 26.3% 2001년 29.6%, 2005년 31.7%의 지속적 증가율을 토대로 2025년 국내 성인 2명 중 1명은 비만 환자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와 관련해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은 증가하는데, 환자의 치료 의지는 부족하여 치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사회경제적 요인이 개인의 간질환에 영향 미쳐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간질환 유병률은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과체중 및 비만 비율 또한 감소하였다. 반면에 음주량은 고등학교 졸업자 그룹이 월평균 소주 6.29병으로 가장 높고, 전체적으로 고학력자에서 많았다. 따라서 교육 수준 및 사회 경제적 요인이 음주와 비만 등과 연관된 개인의 간질환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지방간 유병률 및 서베이와 관련해, 대한간학회 이영석 이사장은 “지방간의 유병률과 인식도 조사의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기존의 우리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알코올성 지방간뿐 아니라 이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비만 및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증가의 영향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일반인 및 환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대부분 간질환이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는 것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증가 일로에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한 대책 마련은 이제 대한간학회가 담당해야 할 새로운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간학회 이사장 이영석 가톨릭의과대학 내과 교수는 2000년 최초로 ‘간의 날’을 제정했다. 이후 대한간학회는 ‘간의 날’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간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간 질환자에 대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간질환 공개강좌와 ‘간의 날 기념, 강동석의 희망 콘서트’ 및 다양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더불어 간질환에 대한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전국적으로 무료검진을 실시해 왔다.

특히, 올해 대한간학회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안산의 외국인 근로자센터를 방문해 약 450여명의 외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검진을 실시했고, 아직까지 취업과 결혼 등에서 피해를 경험하는 (b형)간염 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과천청사 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공개강좌와 무료검진을 실시하여 많은 공무원들에게 간질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제공: 대한간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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