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작별인사를 드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재영 한인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직인사 드립니다. 내부적으로 런던타임즈 편집장을 지난 수 개월 전에 그만두었으나 개인 사로 인해 작별인사가 늦었습니다. 런던타임즈 발간 목적 중에 하나가 재영 한인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고자 했으나 제 능력의 한계를 깨달아 이 모든 짐을 김지호 발행인께 떠넘기고 저는 자유기고가로 돌아갔습니다. 재영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 한인회 상황을 잠시 언급함을 양해 바랍니다. 지난 1년 동안 한인회장 부정선거 시비로 한인회가 표류하여 왔고 그러한 표류를 멈추고자 지난 5월 임시총회의 사회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임시총회마저 영국 법정에서 무효로 판결을 받고 나자 제가 살고 있는 영국 한인사회에서 제 할 일은 끝이 났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내 발등의 불조차 처리하기 힘든 판국에 한인회 관련 운운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경제적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한인사회에서 한인회장 관련 시시비비는 배부른 자들의 복에 겨운 소일거리로밖에 비쳐지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 입니다. 한인회의 표류를 끝장내고자 지난 11월 말 몇 개 단체가 주축이 되어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나란히 공고된 후보자 등록 접수 광고는 무슨 연유인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한인사회의 중의를 물어 결정하자는 임시총회 날짜가 12월 13일임에도 불고하고 후보자 등록 마감은 12월 12일로 되어 있습니다. 선거와 관련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다는 것은 날짜가 실수로 잘못 인쇄됐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짜는 지난 공청회에서 자천 타천으로 구성된 선관위에서 결정하였다는 소식에 한인사회의 미래가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한인들의 의사 결정체인 임시총회의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후보등록이라니요. 격투기 시합의 룰도 결정되지 않은 채 출전선수 등록을 받겠다는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비웃을 일 입니다. 더구나 2007년 한인회 선거와 관련한 부정선거 진상 조사 위원장까지 맡았던 분이 이번 선거관리위원 맴버라는 것이 희망의 끈을 놓게 합니다. 꼬박 1년 동안 재영 한인사회를 갈갈이 찢겨 놓아던 작년 한인회장 선거가 지난 해 선거관리위원들의 공정하지 못한 선거관리에 가장 문제가 있었다는 영국 법정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새로 구성된 선관위원들의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몰상식을 뛰어넘는 부정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쿠데타 하는 심정으로 선관위를 밀고 나간다? 한 마디로 재영 한인사회 구성원들을 초등학교조차 안 나온 수준으로 깔아뭉개고 있는 행위라 할 것 입니다. 특정인을 한인회장으로 내세우려는 현 선관위원들의 공모가 없고 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공고되고 있음에도 재영한인사회 구성원들은 당장 오늘 일거리에 지쳐 한마디 거들 기력조차 없습니다. 지난 선거 선관위원들의 불공정한 선거관리로 인해 한인회장 당선이 무효가 된 마당에 이번 선관위원들의 더 가공할 부정행위로 당선된 한인회장을 누가 인정하겠습니까. 주재상사나 공관에서 이러한 부정행위를 대충 눈감고 넘어갈 것 같습니까.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부정행위가 용납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분명 가려야 할 것 입니다. 쿠데타든 반역이든 명분이 없는 것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재영한인들의 미래는 재영한인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임시총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내 자식들이 태어난 영국 땅 한인사회의 미래가 소수 몇 몇 인사들의 몰상식을 뛰어넘는 행태로 좌우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아비 된 자의 비겁한 변명이 될 것 입니다. 무거운 편집장의 일을 물러서서 이제 재영한인의 한 사람으로 더 이상 비겁한 아비로 남지만은 않겠습니다. 편집장 사직 인사가 길었음을 널리 용서 바랍니다. 박필립 올림 <저작권자 ⓒ London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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