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1% 시대>- "나는 조선족이다"

뉴욕일보 박전용 | 입력 : 2011/07/08 [13:25]
中근.현대사에 족적..한민족 우수성 과시    한국 사회에 비쳐지는 조선족의 이미지는 극히 부정적이다. 한 핏줄을 나눈 동포인 동시에 중국 국적을 지닌 외국인이기도 한 조선족은 성가시고 불편한 존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잘사는 모국에서 돈을 벌 목적으로 입국해 3d업종을 비롯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에 대거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일종의 문화 충돌이 빚어진 결과다.
  한국내에서 `돈벌이에 눈이 먼 이방인으로 치부되는 조선족은 그러나 중국 사회에서 한민족의 우수성을 증명하며 그 존재감을 각인시켜 왔다.
  중국 내 소수민족 관련 저서 34권과 논문 170편을 발표한 중앙민족대학 황유복(68) 교수는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200만명에 달하는 조선족은 일제시대 때 만주벌판으로 건너가 한민족 특유의 은근과 끈기로 살아남아 중국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정.관계
▲조남기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부주석(자료사진)              © 뉴욕일보

조선족의 우상으로 불리는 조남기(84)씨는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한국 충북 청원군 출신인 그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부주석을 지내고 2003년 은퇴했다.
  그는 1982년부터 1997년까지 3차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8년에는 중국군 최고 계급인 상장(上將.대장급)이 됐다.
  리덕수(68)씨는 장관급인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주임을 지냈고, 현직으로는 전철수(59) 중화전국공상연합회 서기 겸 제1부주석(차관급)이 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길(52)씨는 연길시 당서기를 거쳐 2002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주장에 이어 2007년 길림성 부성장을 지내고 지금은 정법위원회 서기로 재직하고 있다.
  연길시 법원장으로 재직중인 류성일(50)씨는 2008년 중국 관영 언론들이 선정한 `전국 10대 법제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학계
▲사진은 2007년 10월 첫 달 탐사위성 상아(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강경산(75) 부총설계사(왼쪽부터)와 장춘정밀기계.물리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낸 우병희(72)씨, 종양효소학 분야의 권위자인 윤종주(76) 연변대 교수          © 뉴욕일보

중국이 2003년 10월 최초의 유인우주선 신주(神舟) 5호와 2007년 10월 첫 달 탐사위성 상아(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기까지는 조선족 과학자들의 숨은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리상영(70)씨는 신주 5호의 부총설계사로 참여한 것을 비롯, 총 13개의 위성 발사를 진두지휘했다. 또 창어 1호의 부총설계사를 지낸 강경산(75)씨는 달 표면을 촬영해 두께를 알아내는 마이크로파 원격탐지장치를 개발했다.
  이들은 장춘정밀기계.물리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낸 우병희(72)씨와 함께 신화통신으로부터 "중국 우주과학의 핵심"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인민해방군총병원 이비인후과 주임 한동일(58) 박사는 중국 의학계에서 명의(名医)로 불린다. 그는 20여년간 담당 간호사로서 모택동을 보필해온 여성의 고질적인 청각질환을 단 한차례의 수술로 완치,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일본 히로사키대 의학부의 첫 중국 국적 유학생인 윤종주(76) 연변대 교수는 `과학기술진보상을 수상하는 등 종양효소학 분야의 권위자다.
  ◇문화·예술, 체육계
▲사진은 조선족이 낳은 문화재, 조선족 무용예술의 황후라 극찬받는 대형무극 춘향전과 백두산 환상곡의 총감독이자 안무가인 최옥주(75)씨(왼쪽부터), 국가1급 배우이자 연변가무단 부단장, 연변무용가협회 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순녀(47)씨, 단편소설 몽당치마로 중국 최고문학상인 국가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림원춘(74)씨, 프랑스 칸 영화제와 이탈리아 페사로 영화제,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 등에서 대상을 받으며 명성을 떨친 장률(49) 감독.                               © 뉴욕일보

조선족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문화.예술계다. 대형무극 춘향전과 백두산 환상곡의 총감독이자 안무가인 최옥주(75)씨는 인민일보로부터 조선족이 낳은 문화재, 조선족 무용예술의 황후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국가 1급 안무가이자 중국무용가협회 주석단 위원이기도 한 그는 북경에 조선족무용학교를 설립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리승숙(68)씨는 30여년간 70편의 무용작품을 창작한 공로로 국가 최고안무상인 문화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국가1급 배우이자 연변가무단 부단장, 연변무용가협회 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순녀(47)씨는 무용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올해 전인대 제11기 4차 회의에 참석했다.
  중국 록의 황제 최건(50)씨와 중국 최고 음악상인 금종상을 받은 안국민(80)씨는 음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연길시에서 태어나 연변대를 졸업한 작가 림원춘(74)씨는 단편소설 몽당치마로 중국 최고문학상인 국가문학상을 수상했다. 몽당치마는 중국어, 영어, 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불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그의 또다른 작품 꽃노을은 중국의 초·중·고교와 대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그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20세기 중국 문단을 이끌어온 100인의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토템시의 창시자인 시인 남영전(63)씨, 민족문학 주필인 시인 김철(79)씨, 장편소설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는가를 쓴 여류소설가 허련순(56)씨, 역사소설가 류연산(54)씨 등도 문단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남씨의 작품 중화민족정은 중국작가협회와 인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문학작품 공모전에서 시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우수상을 받았다.
  프랑스 칸 영화제와 이탈리아 페사로 영화제,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 등에서 대상을 받으며 명성을 떨친 장률(49) 감독은 영화계의 대표주자다. 그는 2005년 조선족 여인 최순희가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겪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 망종을 제작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또 라치환(71)씨는 1963년 일본에서 열린 제56회 세계스피드스케이팅에서 2분9초02의 기록으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제계
▲사진은 철강판매회사, 부동산 개발회사, 무역회사 등 11개 기업을 거느리고 연간 250억원(한화 약 4조1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료녕성 심양시의 표성룡(59) 회장, 북경한나산그룹 장문덕(38) 이사장, 흑룡강성 유기벼협회 홍상표(65) 회장.      © 뉴욕일보

요녕성 선양시의 표성룡(59)씨는 재벌급 기업가다. 철강판매회사, 부동산 개발회사, 무역회사 등 11개 기업을 거느리고 연간 250억웬(한화 약 4조1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시장을 휩쓸고 있는 30대 청년 조동철(34)씨, 베이징한나산그룹 장문덕(38) 이사장 등도 조선족 사회의 `떠오르는 별이다. 특히 조씨는 2008년 전국 100명 농촌우수인재로 뽑히기도 했다.
  양탄자를 생산하는 광저우모드모아그룹 회장 리성일(55)씨는 중국의 매트왕으로 불리며 재계에서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홍상표(65) 흑룡강성 유기벼협회장과 벼재배기술전문가 허철학(76) 농업연구원도 중국의 벼 생산 증진에 기여하며 조선족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출처:흑룡강넷

원본 기사 보기:뉴욕일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