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4대강 잘못” 시인 ‘귀엣말’ 방송카메라에 딱걸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7/21 [22:51]
얼마전 여기자에 대한 ‘막말파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이번에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홍수피해를 ‘몰래’ 시인하는 듯한 발언이 방송사 카메라에 걸려들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듣는다”는 속담을 뼈져리게 깨달을 만한 대목이다.

MBC 라디오 ‘최명길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은 20일 “방송사 카메라에 잡혔다”며 홍 대표가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귀엣말로 이야기한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4대강 공사 중에서 유일하게 잘못해 둑을 막아버렸다. 내수가 빠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SBS는 아예 홍 대표의 ‘몰래발언’이 담긴 영상을 자사 뉴스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홍 대표가 자신의 앞에 놓여진 마이크를 옆으로 살짝 치우더니 황 원내대표에게 이같이 말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홍 대표는 전날 충남 논산시 성동면의 수해 피해농가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인근 펌프장과 금강천변 제방 축조 현장도 방문했다. 때문에 홍 대표의 ‘몰래한 발언’은 이 지역의 4대강 공사와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 대표는 “여기 시공업체가 (공사를) 늦췄던 모양이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 되고 잘못이 있었던 모양이다. 딴 데는 4대강 사업 영향으로 그렇게 폭우가 쏟아졌어도 전혀 홍수피해가 없다”며 “조속하게 피해복구가 되고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정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홍 대표는 “여기는 공사가 지연되면서 배수로가 문제된 곳”이라며 “지금 4대강 공사 때문에 이런 폭우가 와도 낙동강 같은 경우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진화에 나섰다. 김기현 대변인은 21일 고위당정회의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는 홍 대표가 마치 4대강 공사가 잘못돼 이번 호우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보도됐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4대강 공사 자체에 대한 잘못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며 “공사과정에서 다른 것은 다 잘됐는데 유독 한군데 공사업체가 빨리 진행시키지 않은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 사대강 피해 현장    © 서울의소리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홍영표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 대표가 사실상 4대강 공사로 인한 홍수피해, 수해피해를 인정한 발언이자 4대강 공사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홍준표 대표는 이미 4대강 사업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아라며 “인간은 자연의 위대한 힘을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4대강 공사로 입은 피해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밝혀낼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민주당 4대강사업국민심판특별위원장을 맡고있는 김진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현장에 가보면 알게되는 진실! 가보고 말하라!”라는 글을 남겼다.

아울러 트위터 상에는 “공교롭게도 MB씨 방송카메라에 잡혔네..ㅋㅋ 자뻑준표!!!”, “홍준표의 덫”, “홍준표는 이미 안상수를 넘어섰다”, “홍준표 장군 요즘 정직성 점수 올라가”, “사대강 비난은 정치적 비난이 아닌 실제적 상황”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강을 죽인다, 사람을 죽인다’는 진실도 큰 소리로 못하는 당 대표”라며 “대표가 눈치보는 당이 민주정당일리 없다”고 꼬집었다.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은 “홍준표가 비록 귓속말로 소근거렸지만 4대강의 재앙을 솔직하게 고백한 한나라당의 유일한 인물”이라고 논평했다.

이 밖에도 “홍준표 현장에서 직접 보고도 사대강 반대 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 “팔이 안으로 굽는 게 이치지만 똥이 된장이 될 수 없는 것도 이치지요”, “크핫...팀킬!” 등의 반응도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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