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선을 타고 나타난 외계인들

대한 제국, 그 격동의 순간들
런던타임즈 | 입력 : 2008/03/20 [09:01]
▲ 위풍당당한 미국 페리제독의 일본 개항-요코하마(1853)     ©런던타임즈

▲ 영국 엘진백작과 일본총리와의 만남(1858)     © 런던타임즈
 
▲ 영국과 일본의 개항 조인식-3개의 주요 항구는 1년내에 2개는 후에 개항하기로 합의     ©런던타임즈
 
19세기 중엽 서구의 열강들은 19세기 마지막 노른자인 극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발전된 항해술로 서구 열강들에겐 멀리 있던 극동도 이제는 사정권 안으로 든 것이다. 부동항 문제로 상대적으로 해양력이 약했던 러시아도 시베리아 만주 철도의 건설로 극동으로의 진출이 용이하게 되었다.

1853년 검은 증기선 4대와 560명을 이끌고 요꼬하마에 나타난 미국의 페리제독의 위세에 겁먹은 일본은 개항과 함께 통상조약을 맺고 서구의 문물을 받아 들인다.
1858 년에는 영국의 엘진백작과 개항을 합의한다.

한편 조선은 프랑스가 1866년 인천앞바다를 침공한 병인양요와 같은 해 평양에서 미국상선 제너럴 셔먼호를 격침한 것을 빌미로 미국이 강화도를 침공한 1871년 신미양요를 성공적(?)으로 물리친 대원군에 의해 나라의 빗장이 더욱 더 굳게 잠기게 된다.

옛말에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된다고 하였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씩 실감하게 되는 말이다. 굴욕의 쓴 사께잔을 들이켰던 일본은 재빠르게 신 문물을 받아들이며 반세기만에 아시아의 강자로 부상하게 되고 침입자들을 물리치고 승전의 단 막걸리 잔을 들었던 조선은 그 이후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철갑선을 타고 나타난 탐욕스러운 외계인들은 결코 선한 얼굴 들이 아니었기에 당시의 집권자들의 실책을 지금의 잣대로 탓할 수 만은 없다. 그러나 뼈아픈 교훈만은 얻어내야 한다. 

인간의 역사는 주기적으로 굉음을 내며 격변을 되풀이 해왔다.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 환경요인이 맞부딪칠 때 역사의 물줄기는 소용돌이 치며 바뀌어 왔던 것이다.
외부환경요인은 불가항력적이라 하더라도 내부요인에 대해서는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자금의 유동성으로 때 아닌 호황과 고속성장을 누려 왔으나 이제 세계 경제에는 유류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한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그런 호시절에 낮잠 자다가 겨우나기 김장도 담그지 못하고 겨울을 맞게 된 지금 겨울이 너무 빨리 왔다고 또 다시 날씨 탓만 할 것인가.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언젠가 닥칠 지도 모를 빙하기에도 살아 남아서 자손만대가 번성 할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김지호 런던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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