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악수는 했지만 군 위안부 문제 정면충돌

시정뉴스 | 입력 : 2011/12/18 [13:25]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에서 충돌했다.

한일간 셔틀외교로 진행돼온 한일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일본 정상과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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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의 평화비 건립을 놓고 일본정부가 철거를 요구하면서 외교문제로 비화할 것이란 우려속에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나온 양국간 역사인식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준 것이다.
 
18일 오전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회담 내내 위안부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노다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혜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노다 총리는 되레 우리 측에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면서 정상회담으로는 이례적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 등을 통해 "한일 양국은 공동번영과 역내 평화 안보를 위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하고 걸림돌인 군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는 인식을 달리하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법 이전에 국민 정서 감정의 문제다. 양국간 현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가 80세 이상으로, 몇 년 더 있으면 다 돌아가실 수 있다"면서 "일생의 한을 갖고 살던 예순 세 명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양국 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큰 부담으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해결하려면 못 푼다. 유엔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일본에 대해 인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면서 노다 총리의 직접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노다 총리는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법적 입장을 아실 것"이라며 "우리도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또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에 대한 철거를 요구했다.
그는 "평화비가 건설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실무적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대통령에게도 철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보였다면 (평화비 건설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성의있는 조치가 없으면 위안부 할머님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제2, 제3의 동상이 설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대변인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고 아쉬움이 많은 회담이었다"면서 "대통령은 회담 끝날 때까지 경제문제 포함해서 위안부 문제 외에는 기본적인 북한문제 협력, 신시대 공동연구, 공동교과서 의견 피력한 것 외에는 일제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고 전했다.

<이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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