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총책 DJ, 이제 총선 개입하나

대선의 참패한 방법 그대로 총선 준비하자 선동
변희재 | 입력 : 2008/01/02 [12:44]
전직 대통령 김대중씨의 훈수정치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그는 신년 하례인사 차 들린 범여권 인사들에게“이런 처참한 패배는 처음이다”라며,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와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에 합류하지 않아 아쉽다”는 말을 전했다.
필자는 지난 12월 18일 조선일보 칼럼란 <진보 재건의 열쇠>라는 칼럼에서 김대중씨와 재야원로들을 이렇게 비판했다.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주력 선수는 노무현 대통령도 아니고 정동영 후보도 아니었다. 김대중씨와 백낙청, 함세웅씨 등 재야원로들이 판을 짰고, 어용언론과 진보단체들은 이들의 놀음판에 꼭두각시 역할을 자청했다.

 김대중씨와 재야원로들은 노 정권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국정실패 세력인 여권 신당과 야당인 민주당, 그리고 신진 세력인 문국현씨까지 포함하여 ‘묻지마’식 단일화를 추진했다. 명분은 단 하나, 보수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여하튼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뭉쳐, 정권 연장을 꾀하는 데에만 몰두했다. 자신들의 집권 연장만이 개혁이고 평화고 민주라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대선 당시 이들의 활약상은 마치 87년도의 민주화 투쟁을 방불케 했다. 정권이 잘했으면 연장, 못했으면 교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은 이들의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김대중씨는 여당 승리를 위해 야당인 민주당 죽이기에 앞장섰다. 재야원로들은 자화자찬하던 민주 정권하의 선거에서 비상시국회의 같은 운동권 시절에나 있음 직한 조직을 만들어,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후보에 대해 “거짓 민주화 세력”이라는 낙인까지 찍어 버렸다. 이들은 2008년도의 대통령을 뽑는 2007년의 대선을, 1987년의 방식으로 치렀던 것이다“

 김대중씨는 대선패배의 주범이다. 한가하게 정치적 훈수를 둘 위치가 아니다. 김대중씨가 계속해서 현실정치에 개입하겠다면, 아예 드러내놓고 나서는 게 맞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통렬한 자기 반성부터 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또 다시 실패한 그의 낡은 정치 수법을 범여권에 주입시키려 한다.

 이번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600만표, 26%의 득표율을 올렸다. 호남지역에서 얻은 80%의 득표율을 감안해본다면,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층은 호남 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호남은 10년만에 또 다시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씨는 자신의 차남에 이어 이제 박지원씨 등 자신의 전과자 측근까지 총선에 출마시키려 한다. 진보진영이 죽든 말든 자신의 아들과 측근들이 금뱃지만 달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대선과 똑같이, 민주세력 통합이라는 깃발로, 대통합민주신당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미 공개적으로 김대중의 노예임을 선언해버린 호남 유권자들을 현혹해서, 그의 아들과 측근의 당선이야 성공하겠지만, 김대중씨가 알아야할 것은 역사이다.
한 사람을 오래 속일 수 있고,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어도, 많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은 이명박 당선자가 아니라 바로 김대중씨가 새겨들어야 한다.

 실패한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주의의와 시장경제의 공통된 요소이다. 진보진영은 국정운영을 실패했음에도, 이에 반성하지 않고, 다시 뭉쳐서 재집권을 노리다, 대선에서 참패한 것이다. 그런데, 대선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총선에서 같은 방법으로 뭉쳐서 해보자는 김대중씨의 계획, 이에 동조하는 범여권 정치인들을 보면, 이들이 아직 패배의 쓴맛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과연 총선에서 얼마나 더 크게 패배해야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할까. 필자는 조선일보 칼럼에서, 87년 민주화투쟁의 방식으로 무작정 뭉쳐서 한나라당 집권을 막아내자고 주장하는 김대중씨와 재야원로들을 진보병 환자들이라 규정한 바 있다.

 이들 진보병 환자들을 진보진영으로부터 격리시키지 않는 한, 진보진영의 재건은 불가능하다. 생생한 국민의 표심을 듣지 않고, 퇴물 정치인과 원로들의 훈수에만 귀를 갖다 대는 범여권의 기생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에 대한 심판을 먼저 하지 않는 한,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맞서지도 못할 것이다.

 대선은 패배로 끝났지만, 총선의 패배는 아마 패배가 아니라, 파멸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야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대선 이후 범여권 정치인들과 김대중씨의 움직임을 보면 이미 파멸의 길로 절반 이상 들어섰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변희재 / 빅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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