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회복하는 영국 경제

김지호 | 입력 : 2014/03/07 [03:43]

영국 경제가 불황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주택거래와 소매판매가 증가하고 제조업 경기가 확장되고 있으며, 고용이 증가하면서 실업률도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힘입어,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가능성 등 불안요소에도 불구, 10여 년 후에는 영국의 경제규모가 독일과 프랑스 등을 추월할 것이라는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택시장 호황이 영국의 경제회복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영국정부의 경제회복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자민 연립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만한 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재정지출을 줄이는 등 고강도의 긴축을 시행해 왔다. 긴축정책으로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생산이 줄어들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부작용에는 초저금리 정책으로 대응해왔다. 마크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실업률이 7%까지 떨어질 때까지는 2009년부터 유지해온 역대 최저인 현행 금리 0.5%를 인상하지않겠다며 선제안내를 통한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했다. 지난해 초반 이후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자 영국정부는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집값의 20%까지 무이자 대출을 해 주는 주택 구매지원(Help to Buy)을 통한 과감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 올해영국의 주택가격은 전년대비 5% 정도 상승했고 런던지역은 12% 정도올랐다. 특히 런던의 외국인들의 투자가 집중된 지역은 30% 이상의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경기도 10달째 확장국면을이어나가고 있고 실업률도 7.1%까지 떨어졌다.



지난 해 12월의 소매판매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전월 대비 2.6%나 상승했다. 실업률이 하락하고 집값이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회복세가 정착됨에 따라 영국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4%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경제회복세에 박차를 가하는 규제혁파와 리쇼어링



영국 정부는 이러한 경제회복세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소기업지원을 위한 규제혁파를 계획하고 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말 소기업협회 컨퍼런스에서 3000개 이상의 불필요한 규제를 조정하거나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현재는 오븐용 세제를 팔려면 독극물 취급면허가 있어야 한다”며없애야 할 규제의 예시로 들었다., 이로써 연간 8억50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초소형 비즈니스에는 EU 규정의 준수마저도 면제 시키겠다고밝혔다. 그는 이를 관공서의 불필요한 요식행위를 비유하는 ‘레드테이프에 대한 도전’이라고 칭하고, 정부의 환경식품지역청(Defra)은 내년 3월까지 환경,식품표시, 차량 및 운송, 항공, 안전건강, 주택건설 등의 8만페이지에 달하는 규제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소기업을대상으로 11억 파운드 규모의 점포세 경감, 1억파운드 규모의브로드밴드 지원, 2만여 소기업에 각 2천 파운드씩 사업확장장려금 등의 파격적인 지원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다른 핵심 추진 정책은 싼 인건비를 쫓아 인도, 중국 등 아시아로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한 기업의 본국 귀환을 장려하는, 영국내 제조업 부흥을 위한 일명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다. 캐머런 총리는 아시아로 이전한 기업의 일자리를 찾아 오는데 영국이 선봉에 서겠다며, 이를 위해 규제를 줄이고 세일가스등을 이용해 에너지비용을 낮춰 친 기업적인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헤쳐나가야 하는 난관들



이러한 과감하고 개혁적인 정책들을 보면, 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어떻게 성공적으로 극복해왔고, 또 미래 전망이 긍정적일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복병은 스코틀랜드의분리독립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제1장관은 주민투표에서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스코틀랜드자치정부는 오는 9월 18일 16세 이상 스코틀랜드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리 독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달 런던 올림픽공원에서 행한 연설에서 "스코틀랜드의독립은 영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떨어트려 정치, 경제적 안정에 지장을 주고 외국의 투자 유치에도 타격을입을 것이라고 것”이라며 “주민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했다. 죠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독립한 스코틀랜드는 파운드화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스코틀랜드를압박했다. 이에 대해 살몬드 제1장관은 3B (bluff-허세, bluster-엄포 bullying-협박)이라고 반박하면서 스코틀랜드인들을 자극해 역공을맞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하면 UN과 EU에서의 영국의 위상이 약화돼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정부는 주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온다 해도 자동적인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경우이전의 북아일랜드 사태와 같이 극심한 불안정한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영국의 경제는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도 경제회복에 지장을 주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해 두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영국 전역에 걸쳐 발생한 250년만의 최악인 홍수로 7억파운드 (약 1조 2천억) 이상의 피해가 발생해 영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이렇듯영국이 헤쳐나가야 할 난관들은 쉬운 것들이 아니다. 그러나 그만큼 영국 정부의 위기극복을 위한 의지는강하고 과감하다. 역사적으로 수 많은 위기들을 기회로 삼아 발전해 왔던 경험들이 전통으로 자리를 잡은탓인지 영국은 현재 위기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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