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스코틀랜드 독립의 열기

김지호 | 입력 : 2014/05/03 [21:12]

오는 9월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코틀랜드의 찬성 여론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조사에 의하면 최근 지지율이 47%까지 치솟으며반대여론 53%와 불과 6%의 차이로 가장 근소한 수준으로좁혀졌다. 불가능해 보이던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이 300년만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이다.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스코틀랜드의 독립가능성에 영국정부도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이를 우려하는 곳은 영국 왕실이다. 여왕은 2011 5월스코틀랜드 의회선거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69석을획득하며 단독 법안 처리가 가능한 과반을 차지하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캐머런 총리와 군주제에 미칠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1970년대 노동당 정부가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를 부여할 때 "본인은 영국 통합왕국의왕에 즉위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었다. 300년간 지속되어 온 통합 왕국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바 있다.

 

왕국의 운명이 걸린 승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머런 총리가 주민투표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분리독립에 대한 요구가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독립에 대한 불확실성이영국의 정치, 경제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국민투표 조기 실시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양자의 합의는 주민투표에서 부결되더라도 찬성률이 높으면, 이를 근거로더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겠다는 스코틀랜드의 속셈과, 설문을 찬성과 반대로 단순화 시켜 분리독립의 부담을높여 부결을 유도해 더 이상의 논란을 끝내겠다는 영국 정부의 계산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캐머런 총리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알렉스 새먼드 제1장관이 주민투표 실시를 합의한 2012년 말에는 지지율이 30% 수준이었다. 반대 캠페인 진영에서는 영국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며 네거티브로 대응해 스코틀랜드인의 반감을 불러 일으켜 독립여론을상승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독립의 현실적인 장애와 뿌리 깊은 반감

 

영국정부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파운드 사용을 포기해야 하며, 영국전체 채무 중 스코틀랜드 몫인 230억 파운드( 41조원)를 영국에 즉시 상환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또한 EU에도 가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2013년 말에 발간한 670쪽짜리 방대한 독립백서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명목상의 군주로인정하고 영국의 파운드를 기축통화로 유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EU에 가입되지 않고서는 유로화를 쓸 수가 없고, 자체 화폐를 발행한다면신생국가 통화로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영국과 유럽과의 교역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파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파운드화의 상징인 여왕을 인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독립 스코틀랜드는 영국총 교역량의 총 10% 정도를 차지하는 영국의 주 교역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왕을 명목상의 군주로 인정하겠다는 것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향한 유화적인 제스처에 불과한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인예스 스코틀랜드의 데니스 카나반 의장은 조지(윌리엄왕세손의 아기)가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잉글랜드 왕국은 스코틀랜드의 왕이 통합했다. 1603년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가 후손을 남기지 않고 죽은이후 인척인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6세가 제임스 1세로잉글랜드의 왕을 겸하면서 이후 1702년 하나의 의회와 정부로 통합 왕국이 되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인들은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병합되었다고 여기고 있다.     

 

장밋빛 청사진에 비해 실상은? 

 

예스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SNP측에서는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면 일인당 국내총생산(GDPper Person) 기준으로 세계에서 14번째로 잘사는 소국이 될 것이라는 것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현재 영국은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립정책 백서에 따르면 스코틀랜드는 북해유전의약 84%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개발을 활성화해 연간 1조파운드의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정부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북해 유전의 생산시설을해체할 예정이며. 또한 투자 비용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더해 70년대부터 400억 배럴을 생산한 북해유전의 남은매장량은 약 280억 배럴에 불과해 2018년에는 생산량이현재보다 약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012년하반기부터 투자가 감소되고 있다. 또한 스코틀랜드에 기반을 둔 많은 기업들도 스코틀랜드의 독립 가능성이높아지면서 잉글랜드 쪽으로 옮길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금융관련 업체들에게 신생국 될 스코틀랜드는통화, 금리, 세제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 결코 매력적인 곳이아니기 때문이다.

 

달아오르는 캠페인 열기

 

주민투표가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 오고 박빙의 승부가 예견되자양측 캠페인의 열기가 달아 오르면서 서로 상대방에 대해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고 비방이 거세지고 있다. 새먼드제1장관은 이번 투표는 현재 웨스터민스터의 통제를 받고있는 스코틀랜드의 세금, 경제, 복지, 이민, 자원, 유럽정책등을 결정할 정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정부의주체는 SNP일수도 있고, 노동당 혹은 보수-자민 연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의회에 단 한석뿐인보수당은 아니다며 반대 캠패인을 주도하고 있는 보수당을 공격했다. 또니콜라 스터전 제1부장관은 새먼드 제1장관의 맞짱토론 제의를거부한 캐머런 총리를 겨냥해심장, 머리, 몸과 영혼으로 연합을 지켜내기 위해 싸우겠다던 총리는 새먼드와의 토론을 받기 위해 아직도 그의 장기들을 배치하느라고분투하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함께 더 좋게'라는 슬로건으로 독립 반대 캠페인 진영의 블레어 맥도걸 이사는 네거티브를한다고 비난하는데 국민의 연금, 직업, 모게지등을 위험에빠트리는 것보다 더한 네거티브를 생각할 수가 없다. 이게 바로 오늘 새먼드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첨예한 이론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의외로 영국과스코틀랜드와 미래는 오히려 감성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듯이 보인다.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주민투표 허용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데 양측이합의했기 때문이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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