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로렐라이- 바람의 언덕 복스힐

바람부는대로 마음가는대로 - 5
김지호 | 입력 : 2008/10/14 [08:24]
< 문득 하늘을 날고 싶을 때 언덕에 올라 바람을 맞아보자.>
 
m25 9번 junction에서 a24를 타고  dorking 방향으로 가다보면 dorking 조금 못미쳐 왼쪽편에 위치한 높은 언덕이 복스힐(box hill)이다.

▲   box tree가 많이 서식하는 복스힐(box hill)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산이 거의 없는 잉글랜드 지방에서 복스힐(box hill)은 오랜 세월 전부터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던 사람들이 즐겨 찾아 온 언덕이다. 


▲   회양목과에 속하는 box tree
boxtree는 학명이 buxus sempervirens 이다.
고양이 오줌냄새가 나는 이 나무는 빙하기 이후 영국에 서식한 나무로서 서식지가 많지 않다.
복스힐에는 16세기 정도 부터 서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는 밀도가 높고 단단해서 마르기 전에는 물에 가라 않는다.  주로 도장이나 악기등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우리나라의 회양목과 같은 종류이다.
 

칼뱅파 청교도인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에 의해 금욕을 강요 당하던1650년대에도 즐거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복스힐에 올랐다. 
 
1800년대에는 도피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죤 키스( john keats)가 매일 아침 이 언덕을 오르며 시의 영감을 얻었다.
 
또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이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레잇 부캄(great bookham)에 있는 친척을 방문 했을 때 이곳을 즐겨 찾았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엠마(emma)가 복스힐에 피크닉을 가는 장면이 있다. 엠마는 너무나 평온한 광경에 실망한 나머지 울면서 "이곳은 스위스가 아니야" 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   복스힐 입구에 있는 뷰포드 브릿지(burford bridge) 호텔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이 호텔은 19세기 시대엔  the hare and hounds 라는 inn 이었다.

바로 이곳이 호레시오 넬슨(horatio nelson) 제독이 1805년 마지막 전장인 트라팔가로 떠나기 전에 연인 레이디 엠마 해밀턴(lady emma hamilton)과 마지막 밤들을 보냈던 곳이란다.

그 후 10여년이 지나 이곳에서 짠한 러브스토리를 전해 들은 제인 오스틴... 그렇다면 ?! < 제인 오스틴의 1818년 작품인 엠마가 바로 넬슨의 연인 엠마...? >
 
[런던타임즈에서 호레시오-엠마 특별 취재팀을 급파할 예정임]


▲   뷰포드 브릿지 호텔의 정원에서 바라본 10월의 복스힐  ©런던타임즈 londontimes
 
1805년 10월 어느날 아침- 이별차를 마시며 붉게 물드는 언덕을 말없이 바라보다.
 
<세기의 스캔들 주인공 호레시오와 엠마, 그들은 가고 없어도 산천은 유구하구나>

▲   호텔 왼쪽 옆에 위치한 복스힐 등산로 입구   ©런던타임즈 londontimes
 
호텔 지배인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도 아침 식사 후엔 복스힐에 오르곤 했다고 한다.

▲   복스힐에 오른 인파들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왜 오르냐고요? 언덕이 내 앞에 있기 때문이지요.
왜 왔느냐고요? 언덕이 내 앞에 없기 때문이지요.

▲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나타나는 차량 진입로 – 이전에는 마차가 오르던 길이다.  ©런던타임즈 londontimes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철마차를 타고 올라가 보자.

▲  단풍이 물든 복스힐 도로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이 언덕길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좋은 바이킹(biking) 코스의 하나로 알려져 있어 많은 오토바이들이 몰려 들고 있다.

▲  복스힐 전망대 – 멀리 보이는 곳이 도킹(dorking)이다.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영국의 로렐라이 - 바람의 언덕 복스힐
 
돌아오지 않는 선원(호레시오)을 기다리는 여인(엠마)의 노래
< 바람 부는 날이면 언덕에 올라 넓은 들을 바라보며 ~ > 


▲     ©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전망대에 새겨진 이름 leopold salomons 누구일까?
 
1912년에 230에이커의 복스힐 일부가 매물로 나왔을때 노버리 팍(norbury park) 근처에 사는 레오폴드 살로몬스( leopold salomons ) 라는 사람이 오랫동안 이어진 어려운 협상 끝에 거금 16,000 파운드에 사들인 후 1914년에 national trust 에 기부한 분이다.
 
이분 덕에 우리들이 공원이 된 복스힐에 자유롭게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엔 훌륭한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다.
  
 

▲  광할한 대지가 한눈에 보인다.   ©런던타임즈 londontimes
 
날자... 저 아름다운 대지 위를 단 한번만이라도 날아 보자꾸나...

▲  national trust 에서 운영하는 복스힐 찻집 ©런던타임즈 londontimes
 
언덕 정상에 있는 찻집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간단한 스낵류 홈메이드 스프 등을 맛볼 수 있다. 
 
커피 1.35 파운드
티 1.15 파운드
홈메이드 스프 1.95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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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도 꽤 적당하니 < 차 한잔에 시 한수에 ~ > 하고 다음 행선지인 술익는 마을 바인야드(vineyard)로 발길을 돌려 떠나 보자.
 

                                  <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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